[인사이트] 장형인 기자 = 미국에 사는 20대 남성은 최근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맺은 후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분명 관계에 허락을 했던 여자친구가 모든 게 끝났을 때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너무 놀란 남성은 여자친구를 달래며 눈물의 의미를 물었지만 정확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여자친구는 그저 눈물이 흐르고 갑작스럽게 우울한 감정이 든다고만 말했다.
영문을 몰랐던 남성은 결국 커뮤니티에 "제 여자친구가 눈물을 쏟았다"고 사연을 공개하며 이게 설마 이별의 전조증상이 아닌지 사람들의 자문을 구했다.
호주 퀸즐랜드 공과대학 "실험 참가자 1,208명 중 20%가 성관계 후 우울증상 겪어"
최근 인터넷 포럼 빅싱크는 성관계 후 우울 감정을 호소하는 연인들의 답답함을 풀어줄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해당 연구는 호주 브리즈번에 있는 퀸즐랜드 공과대학교 소속 슈바이처 교수와 맥코위코가 진행했다.
우선 연구팀은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다양한 국가에서 실험 참가자 남녀 1,208명을 모집했다.
슈바이처 교수는 실험 참가자들의 성생활을 추적했으며, 특히 관계 후 느껴지는 감정의 변화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참가자 중 40%는 일상적인 성관계 후 우울감을 겪었으며, 심지어 4%는 규칙적으로 이러한 증상을 겪었다고 전했다.
연구팀 소속인 맥코위코에 따르면 실험 참가자들이 성관계 후 겪는 우울증상에는 불만, 짜증, 초조, 공허함, 감정이 없음 등 다양했다.
연구팀은 성관계 후 슬픈 감정을 갖는 증상을 '관계 후 불쾌감 Post-Coital Dysphoria(PCD)'이라고 설명했다.
PCD(post-coital dysphoria)를 줄이는 방법은 친밀도 높이기
슈바이처 교수는 해당 실험 결과는 성관계가 가지는 의미가 얼마나 복잡하고 세밀한지 보여준다고 전했다.
그는 "남성과 여성 모두 성관계 후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합의된 관계라면 만족감, 편안함 등 긍정적인 감정을 가진다"며 "하지만 슬픈 감정을 느낀다고 해서 성관계의 만족도가 낮은 것만은 아니다.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이유는 더 연구를 해야 하지만 생물학적, 심리적 요인 등 매우 다방면에 걸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슈바이처 교수는 PCD에 대해서 위험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러한 우울 감정은 연인과의 성관계 만족도를 낮추는 주범이 될 수 있다"며 "연인 간 친밀감을 높이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성관계 이후 대화, 키스, 포옹에 몰두한 커플들의 성관계 만족도가 훨씬 높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슈바이처 교수는 PCD의 원인에 대해서 "도파민 수치가 성욕보다 낮을 때 그럴 수 있다는 주장이 학계에 보고됐지만 정확한 이론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