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재벌가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주제 중 하나가 바로 '형제의 난'이다. 경영 소유권, 재산 등과 관련해 잡음을 내는 이들이 존재하는 것.
그런데 전쟁 같은 대기업 오너가 사이에서도 유유히 깊은 '우애'를 뽐내는 형제가 있다. 바로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과 그의 동생 정교선 부회장이다.
우애 좋기로 유명한 현대가 정지선-정교선 형제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아들로, 조부는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다.
이들은 업계에서도 소문이 파다한 사이좋은 형제다. 누구보다 돈독한 우애를 자랑하며 현대백화점 그룹 전반을 잘 이끌고 있다는 평이다.
형과 아우의 '합동 경영'
1972년생인 정 회장은 30대 중반 젊은 나이에 회장으로 취임해 과거 다른 재벌 총수에 비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현대리바트, SK네트웍스 패션부문 등을 인수하며 M&A 시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내면세점 특허권도 따내 오는 11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면세점 오픈을 앞둔 상태다.
정 회장보다 두 살 아래인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역시 조용하지만 강한 면모를 보인다. 2012년 부회장 자리에 오른 그는 현재 현대그린푸드의 대주주로, 현대홈쇼핑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현대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유통업 전반을, 정 부회장이 현대홈쇼핑 등 비유통업을 맡고 있다고 보지만 뚜렷하게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시각도 있다.
함께 사재 출연해 순환출자 고리 끊기도
얼마 전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사재를 출연해 직접 계열사 지분을 매입·매각하면서 기존의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었다.
정 회장은 현대쇼핑이 갖고 있는 현대A&I 지분 21.3%를 사들여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 현대A&I 지분을 52%에서 73.4%로 늘렸다.
정 부회장 역시 현대쇼핑이 갖고 있는 현대그린푸드 지분 7.8%를 매입,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출자 고리를 끊어 그가 가진 현대그린푸드 지분이 15.3%에서 23.0%로 증가했다.
당시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직접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을 택한 것은 주주 권익 강화와 투명한 지배 구조 확립 등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정씨 형제의 '브로맨스'
함께 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 회장과 정 부회장.
이들이 보여주는 '브로맨스'의 정석이 현대백화점그룹의 앞으로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