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이름도 딸들 돌림자 사용한 '딸바보' 이봉관 회장
서희건설 아파트 광고서부터 남다른 세 딸 사랑 느껴져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하나, 둘, 서희'.
건설업계에서 소문난 '딸 바보' 오너가 있다. 바로 중견 건설사 '서희건설'의 이봉관(74) 회장이다.
슬하에 세 딸을 둔 이 회장은 업계에서도 유명한 '딸바보'다. 오죽 딸들을 사랑했으면 딸들의 돌림자인 '희'를 이용해 회사 이름을 지었을까.
전속 모델인 배우 한고은이 등장하는 서희건설 아파트 광고만 보더라도 이 회장의 남다른 딸 사랑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서희건설의 이 진사 댁에 딸이 셋 있는데~ 하나, 둘 서희! 그중에서도 셋째 딸이 제일 예쁘다던데"
지난 2011년 전파를 탄 '서희스타힐스' 아파트 광고에 등장한 노래의 한 구절이다.
이 노래는 이 회장에게 세 명의 딸이 있다는 점 그리고 경상도 사투리로 숫자 삼(3)을 '서희'라고 부른다는 점을 토대로 회사이름을 '서희건설'로 지었다는 네이밍 비화까지 훌륭하게 녹여냈다는 평을 받는다.
놀라운 점은 친근한 멜로디와 통통 튀는 느낌을 절묘하게 살려 뇌리에 쉽게 각인되는 해당 광고가 이봉관 회장이 직접 낸 아이디어라는 것.
스타힐스 광고가 송출됐던 당시 이 회장은 자신의 일생이 이 짧은 광고 속에 담겼다며 세 딸을 둔 아버지라는 점을 다시 한번 부각하기도 했다.
이 진사 댁 어린 세 딸들, 장성해 시집가다이 회장 닮아 결혼도 똑 부러지게 한 세 딸
재미와 의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평을 들었던 해당 광고에는 더욱 놀라운 사실이 숨겨져 있다.
짧은 광고에 등장하는 세 명의 여자아이들이 이 회장의 실제 손녀라는 점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작고 귀여웠던 어린 딸들이 장성해 결혼을 하고 자신을 닮은 딸을 낳은 것.
어느덧 몰라보게 커버린 딸들이 모두 가정을 이루고 출산까지 했지만, 이 회장 눈에는 아직 딸들이 귀엽기만 하다고. 그야말로 금쪽같은 딸들이다.
게다가 아내를 먼저 저세상으로 떠나보내면서 알게 모르게 딸들에게 의지하고 있는 이 회장이다.
이러한 연유 때문인지 이 회장은 같은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첫째와 둘째를 비롯해 막내딸, 사위들까지 각별하게 챙기고 있다고 한다.
현재 이 회장의 큰딸인 이은희 씨는 서희건설에서 부사장을, 둘째인 이성희 씨는 전무로 재직하고 있다.
막내딸인 이도희 씨만 두 명의 언니와 사뭇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이도희 씨는 검사가 돼 본인만의 영역을 개척하며 법조인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책임을 다 해내고 있는 이 회장의 장성한 세 딸들은 결혼도 '똑 부러지게 했다'는 평을 듣는다.
이 부사장은 검사와, 이 전무는 판사와 웨딩마치를 올렸다. 막내 이 검사 또한 같은 법조인인 판사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세 자매 모두 판·검사와 결혼을 한 것이다. 이로써 이 회장은 법조인 사위를 세명이나 얻게 됐다.
판·검사와 결혼한 딸들 보고 쏟아지는 시선들서희건설 "회장 의견 들어간 것 절대 아냐"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봉관 회장의 경영철학인 '안정적인 경영'이 딸들의 결혼에도 적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법조인 사위를 통해 안정적인 경영에 힘을 얻고자 했다는 것이다.
특히 건설업 특성상 하도급 업체와의 문제를 비롯해 건축법 위반 등 여러 소송에 쉽게 휘말리는 만큼 '혼맥(婚脈)'을 통해 법에 해박한 인맥을 갖추려고 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희건설 측은 업계 일각의 시선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세 분이 모두 법조인과 결혼했다는 결과론만 보고 자꾸 이상한 추측들을 하신다"며 "회장 의견이 들어간 게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막내딸 이 검사의 얘기를 꺼내면서 "이 검사만 봐도 검사와 판사의 만남이다. 법원을 다니면서 연애를 하고 결혼에 골인한 케이스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다양한 요인을 염두에 두고 사위를 점지한 게 아니라고 적극 설명한 것이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딸을 둔 부모라면 '사'자가 들어간 전문직 사위를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특히 내 아들·딸이 배우자를 좋아하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