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진 KCC회장 / 사진 제공 = KCC

KCC그룹·원익그룹, 세계 3대 실리콘·석영·세라믹 기업 인수한화 약 3.4조에 美 모멘티브 지분 100% 인수 성공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KCC그룹과 원익그룹이 세계 3대 실리콘, 석영, 세라믹 기업인 미국 모멘티브 인수에 성공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건축자재 전문기업 KCC와 반도체 원료와 장비를 생산하는 원익그룹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SJL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미국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모멘티브)를 인수한다.

KCC와 원익그룹, SJ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글로벌 PEF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와 회사가 보유한 모멘티브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금액은 약 30억달러(한화 약 3조 3,615억원)이다.

SJL파트너스가 전체 인수금액의 50%를, KCC와 원익이 각각 45%와 5%를 부담할 예정이다. 올해 최대 인수합병 거래이자 대기업이 PEF과 함께 해외 대기업을 사들이는 첫 사례이다.

모멘티브 공장 / timesunion.com

KCC, 지난해 실리콘 7만톤 생산 모멘티브 인수 후 연간 30만톤 실리콘 생산…세계 2위

KCC는 지난해 실리콘을 약 7만톤을 생산했다. 모멘티브를 품에 안으면 연간 30만톤 이상의 실리콘을 생산해 세계 2위 회사가 될 수 있다.

수천 건의 원천기술도 확보할 수 있다. 또 모멘티브의 4천 곳 이상의 고객사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도 사용할 수 있다.

지분 45%를 인수한 원익그룹은 삼성전자 최대 협력업체 중 하나다.

특수가스 생산업체 원익머트리얼즈와 반도체 재료인 석영, 세라믹 제조업체 원익QNC 등 상장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건축용 실리콘 / 사진 제공 = KCC

원익그룹, 세계 1위 세라믹 업체 예상 

이 재료들은 모두 반도체 제조 공정에 쓰인다. 이중 원익QNC의 국내 석영 및 세라믹 시장 점유율은 각각 37%, 26.6%에 달한다. 

세계 3대 세리믹업체와 손을 잡게 되면 원익그룹은 1위 석영, 세라믹업체가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KCC와 원익그룹이 인수한 모멘티브는 세계 최초의 산업용 실리콘 생산기술, 의료용 튜브, 샴푸와 린스가 결환된 투인원 샴푸, 자외선(UV) 차단 기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실리콘, 실리콘 폴리에테르를 보유하고 있다. 

즉 모멘티브는 세계 어느 기업도 보유하지 않은 막강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폴리실리콘을 양산하는 KCC 공장 / 사진 제공 = KCC

정몽진 KCC그룹 회장 '뚝심 경영' 또 통해 '실리콘 사업' 확대 예상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안을 놓고 정몽진 KCC그룹의 회장의 '뚝심 경영'이 통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KCC그룹이 국내 최초로 실리콘 제조기술을 독자 개발하고 생산해왔지만 그간 M&A에 소극적이었고 또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24%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KCC그룹이 인수 대금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KCC그룹은 끝까지 '실리콘 사업'을 내세우며, 회사를 '글로벌 실리콘' 기업으로 비상하기 위해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KCC그룹을 총괄하는 정몽진 회장의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인수 계약을 통해 KCC와 원익그룹은 각각 실리콘, 반도체 원료 부문에서 글로벌 기업이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사진 제공 = K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