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만한 크기 자랑하는 대형 소주잔 '한방울잔''한방울잔' 인기는 그야말로 대박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출시되자마자 주당들 사이에서 초대박난 참이슬 '한방울잔'이 사실은 시각 장애인을 위해 만든 소주잔이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함을 준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1일 만우절 기념으로 대형 소주잔 '한방울잔'을 출시했다. 손바닥만한 크기를 자랑하는 대형 소주잔 '한방울잔'은 360mL 소주 한병이 한잔에 딱 들어간다.
세로 길이만 10cm에 달하는 '한방울잔'은 하이트진로가 만우절을 맞아 소비자들에게 즐거운 재미를 주기 위한 일환으로 기획한 상품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참이슬 '한방울잔'은 출시됨과 동시에 화제되면서 구매를 문의하는 전화가 폭발했고 하이트진로는 지난 6월 4000세트 한정으로 '한방울잔'을 출시했다.
'한방울잔' 인기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선착순 판매를 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 시작 1분만에 서버가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360mL 소주 한병 딱 들어가는 참이슬 '한방울잔'맥주잔에 소주 마시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만든 소주잔
급기야 2개당 2천원이던 '한방울잔'은 중고 거래사이트에 10배 넘는 가격에 되팔리는 등 사고 싶어도 없어서 못 사는 진귀한 소주잔이 됐다.
주당들 사이에서 핫한 아이템으로 떠오르며 인기를 한몸에 받은 하이트진로 참이슬 '한방울잔'은 사실 시각 장애인들을 위해 만든 소주잔이다.
10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박태영 부사장은 시각 장애인들이 소주를 마실 때 대부분 맥주잔에 마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유는 소주잔이 작다보니 잔에 알맞게 소주를 부어 마시기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태영 부사장은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시각 장애인의 음주문화 개선을 위한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한 직원이 시각 장애인들이 맥주잔에 소주를 마신다는 점을 착안해 '한방울잔'을 제안했고 박태영 부사장이 이를 만들라고 지시하면서 참이슬 '한방울잔'이 나올 수 있었다.
하이트진로 "참이슬 '한방울잔'은 음주문화 개선을 위한 일환"업계 최초 '소주' 점자 표기된 페트병 제품 출시하기도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시각 장애인을 위해 '한방울잔'을 만들게 된 것은 사실"이라며 "음주문화 개선을 위한 일환으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계 최초로 '소주'라고 점자가 새겨진 소주 페트병 제품을 내놓은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시각 장애인들의 상품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점자 표기가 적용된 소주 페트병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하이트진로 오성택 마케팅실 상무는 "점자 표기는 시각장애인들이 가장 쉽게 주류와 다른 음료를 구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정보 제공의 방법"이라며 "모든 제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의 이와 같은 세심한 배려에는 박태영 부사장의 남모를 관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주류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박태영 부사장,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의 장남국내 발포주 '필라이트' 만든 장본인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2012년 4월 하이트진로 경영관리실장(상무)으로 경영수업에 첫발을 내디딘 박태영 부사장은 평소 사회공헌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 창업 지원 활동은 물론 신입사원 지역사회 봉사활동, 순직·부상 소방관 자녀에게 장학금 지원 등 하이트진로가 진행하는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참여 중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박태영 부사장은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수년째 부진에 빠진 맥주 사업을 살리기 위해 발포주 '필라이트'를 내놓음과 동시에 대박을 터트렸다.
수입 맥주 공세와 국내 맥주 시장이 전반적인 침체했음에도 출시 6개월 만에 1억 캔 돌파에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박태영 부사장은 인성은 물론 경영 능력까지 인정 받았다.
솔선수범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며 쓰러져 가던 하이트진로를 녹색 코끼리로 심폐소생하는데 성공한 박태영 부사장. 박문덕 회장 뒤를 이어 하이트진로를 이끌고 나갈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