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 "당연히 내야하는 세금을 냈을 뿐"
[인사이트] 김지혜 기자 = 세아그룹 3세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이 이달을 끝으로 1,5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완납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훈훈함을 모았다.
편법이나 탈세 없이 상속세를 완납한 '그룹 3세'에 연일 칭찬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는 지난 6일 한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관심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태성 부사장은 "큰 세금이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이지만 당연히 내야하는 세금을 냈을 뿐"이라며 "오히려 세아가 제게 얼마나 큰 가치를 가진 존재인지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아버지인 고(故) 이운형 회장이 지난 2013년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작고하면서 그는 어머니인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회장, 그리고 그의 세 누나와 함께 3,800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상속받게 됐다.
"지분율에 연연할 생각 없다"는 소신
상속재산이 많아 자연스럽게 세금 부담도 커졌다. 가장 많은 재산을 물려받은 장남 이태성 부사장은 기꺼이 1,500억원이 넘는 상속세 대부분을 부담하기로 했다.
정직하게 상속세를 납부하는 기업이 몇 없는 탓에 칭찬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함에도 이태성 부사장은 연신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요즘 시대에는 총수 지배의 개념도 많이 사라져 저 역시 지분율에 연연할 생각은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를 성장시켜 더 큰 가치를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5주기 맞은 아버지 故 이운형 회장에 대한 그리움이태성 부사장 "어려움에 부딪힐 때 그 분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길"
이태성 부사장은 "1대에는 전란 후 가난한 나라에서 창업을 했고 2대에는 회사를 40년간 20배나 성장시켰다"며 "나의 목표는 유연하게 변신하려는 생각을 갖고 기업가정신을 다시 한번 발휘함으로써 회사를 4~5배까지 성장시켜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려움에 부딪힐 때, 시류에 미혹될 때, 일이 잘돼 성공을 경험할 때에도 변함없이 아버지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 분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기를 늘 희망한다"며 올해로 5주기를 맞은 아버지 故 이운형 회장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특수강과 강관을 두 축으로 하는 세아그룹에서 세아베스틸, 세아특수강 등 특수강 부문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 지주회사 세아홀딩스는 이태성 부사장이 맡고 있다.
강관 부문, 철강 생산 및 해외자회사 관리가 주력인 세아제강은 그의 사촌 이주성 부사장이 각각 독립적으로 맡아 책임경영을 하고 있다.
세아그룹 창업주 이종덕 명예회장 2세 故 이운형 회장이 세상을 떠난 후 동생 이순형 회장이 그룹 총괄 회장을 맡게 됐다.
이운형 회장의 아들 이태성 부사장과 이순형 회장의 아들 이주성 부사장으로 이어지는 3세 '사촌경영' 체제로 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두 사촌형제는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의 잡음 없이 서로 독자적인 영역을 존중해가며 돈독하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세아그룹의 다음 행보에 더욱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