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갑질 횡포' 문재인 측근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 자체감사서 '솜방망이' 처벌

인사이트공영홈쇼핑 최창희 대표이사 / 뉴스1


문재인 대선 캠프 '사람이 먼저다' 구호 만든 최창희 대표

경영선 '내가 먼저다' 행보로 '갑질 횡포' 논란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사람이 먼저다'. 제18대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선거캠프에서 내건 슬로건이다.


무엇보다 사람이 먼저가 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해당 슬로건은 많은 유권자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며 화제의 문구로 떠오르기도 했다.


비록 2012년 제18대 대선 당시에는 해당 슬로건을 내세운 문재인 후보가 낙마했지만, '사람이 먼저다'라는 구호는 월등한 전파력으로 지금까지도 국민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파급력이 대단했던 문구를 만들었던 이는 당시 문재인 캠프에 홍보 고문으로 있던 광고인 최창희(70) 씨다.


최씨는 지난 7월 홈쇼핑 업체 사회이사 등을 역임한 것으로 알려진 쟁쟁한 후보를 누르고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인 공영홈쇼핑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인사이트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처


최창희 대표 지시 한 방에 방송 중지된 1위 상품

통보받은 업체 대표 "이게 바로 '갑(甲)'의 횡포"


이처럼 문재인 캠프 시절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구를 만든 최창희 대표지만, 경영에서는 '내가 먼저다'라는 듯한 행보를 해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최창희 대표가 취임 후 특정 업체를 딱 집어 지적, 일방적으로 방송 편성을 바꾸라고 한 것이 알려지면서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달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영홈쇼핑 최창희 대표이사 갑질 횡포'라는 제목으로 청원글 하나가 올라왔다.


해당 청원글을 게재한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17년부터 공영홈쇼핑에서 '궁중갈비탕'을 판매해왔다.


'궁중갈비탕'은 론칭 후 누적판매금액 70억, 판매팩수 약 130만 팩으로 식품 전체 매출 1위에 오르는 등 공영홈쇼핑 인기 상품이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인사이트공영홈쇼핑에 판매되는 궁중 갈비탕 / 공영홈쇼핑 캡처


그런데 A씨는 돌연 공영홈쇼핑 담당 MD로부터 더는 해당 상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됐다는 통보를 듣게 됐다.


청천병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 A씨가 그 이유를 묻자 담당 MD는 "최창희 대표이사가 팀장과 회의 중 특정 상품을 찍으며 맛이 없으니 방송을 중단하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갑자기 벼랑 끝으로 몰린 A씨는 "업체들이 노려해서 얻은 땀과 눈물을 개인의 성격으로 판단해 처리하고 있다"며 "이게 갑의 횡포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개탄했다.


이 같은 A씨의 호소글은 언론에 보도되며 최 대표의 갑질이 수면 위로 올라왔고 결국 공영 홈쇼핑은 자체 감사를 진행한다며 사태 진압에 나섰다.


인사이트공영홈쇼핑 최창희 대표 / 뉴스1


직접 지시한 최창희 대표는 '구두주의'·MD는 '부서 이동'

'갑질 횡포' 논란 책임 직원에게 전가 시켰다는 지적


적극적으로 사태 진압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준 듯한 공영홈쇼핑이지만, 그 결과는 석역찮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일 공영홈쇼핑 감사실이 지난달 공개한 '편성변경 업무프로세스 관련 특정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편성에 개입됐던 5명 중 2명이 경고, 3명이 주의 처분을 받았다.


여기서 최 대표는 업무지시의 불명확한 전달로 구두주의 처분을 받은 반면 업체 대표에게 사실을 전달한 담당 MD인 B과장은 부서이동의 경고조치를 받았다.


편성변경 프로세스 미이행 및 회사 내부정보를 유출했다는 이유에서다.


인사이트공영홈쇼핑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원인 제공자인 최 대표에게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나아가 직원들이 최 대표의 발언을 확대 해석했다고 결론 내리면서 갑질 논란의 책임을 직원에게 전가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공영홈쇼핑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감사는 공정하게 이뤄졌다"라고 일축했다. 


한편 최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남고 4년 선배로, 제일기획 광고국장, TBWA코리아 사장 등을 역임한 광고 전문가다.


그러나 유통 및 홈쇼핑 이력이 전혀 없어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다. 


인사이트(좌) 문재인 대통령 / 뉴스1 (우) 공영홈쇼핑 최창희 대표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