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최근 유튜브가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핵심 동영상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대기업들도 너도나도 '유튜브 키우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 홍보 영상은 물론, 얼핏 보면 기업과 별 관련이 없어 보이는 고퀄리티 웹드라마나 웹시트콤까지 만들면서 소비자를 유입시키는 데에 한창이다.
일례로 최근 SK하이닉스는 치매 걸린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은 자사의 사회공헌 서비스 '기억장애 수호천사' 홍보 영상으로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이 영상은 현재 560만 조회수를 넘겼다.
LG유플러스의 '아이들나라 2.0' 광고 영상 또한 치명적인 귀여움을 뽐내는 윌리엄과 그의 아빠 샘 해밍턴을 모델로 기용해 통합 420만 조회수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밖에도 각 기업들의 '잘 된' 유튜브 영상을 보면 소비자의 감성을 건드릴 만한 스토리를 녹여내거나 임팩트 강한 모델을 활용해 그 매력을 극대화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조용히 울상을 짓고 있는 곳이 한 군데 있으니, 바로 우리나라 3대 백화점 중 하나인 롯데백화점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자사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세월이 변해도 변함없는 마음을 전하세요 lottegift 2018'이라는 제목의 추석선물세트 광고 영상을 게재했다.
그동안 다른 업체들이 '어머니'와 '아버지' 키워드로 폭풍 감동 영상을 올리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린 모습이 부러웠던 것일까.
롯데백화점도 '감동'으로 방향을 잡고 이제 갓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회사원 김영미 씨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이제 막 입사한 사회 초년생으로 누구보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는 영미 씨. 가끔씩 소중한 걸 놓치며 사는 게 아닌가 회의감이 밀려온다.
이 중에서도 고향에 혼자 두고 온 엄마가 가장 마음에 걸린다. 추석에 엄마가 혼자 있는 건 아닌지 계속 신경이 쓰인다.
영미 씨의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는 "영미야, 바쁘니? 요즘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는 거야? 이번 추석 때 올 수 있겠어? 바쁘면 미리 얘기해. 무리하지 말고"라는 문자를 보내 영미 씨를 더 속상하게 만든다.
그러던 중 길에서 추석선물세트를 배달 받는 어떤 이를 보며 갑자기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는 영미 씨. 과거 삼촌과 어머니가 선물을 주고받던 것을 생각하며 슬며시 미소를 짓는다.
결국 그는 추석선물세트를 들고 고향에 있는 엄마를 깜짝 방문하고, 추석선물세트를 내미는 딸에게 엄마는 "우리 딸 이제 다 컸네~"라고 말하며 꽉 안아준다. 영상은 "세월은 변했지만 그 마음만은 변함없습니다"라며 끝을 맺는다.
애써 만들었지만 스토리에 시청자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결정적 한 방'이 없었기 때문일까.
이 영상은 지난 2일 게재된 이후 현재까지 230회를 조금 넘기면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댓글 역시 단 한 개뿐이다.
롯데백화점 추석선물세트를 홍보하면서 유튜브 시청자 공략에 나섰지만 '폭망'해버린 것이다.
진부한 스토리 라인으로 '억지 감동'을 짜내기보다는 좀 더 참신한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