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1일 1게시물 업로드는 필수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만큼이나 '관종력 만렙'을 찍은 사람이 있다.
바로 박서원 두산면세점 유통전략담당 전무다.
1979년 박용만 두산 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박 전무는 어릴 때부터 범상치 않았다.
학창 시절 공부와 담을 쌓았던 그는 대학도 일명 '턱걸이'로 간신히 입학했다.
집안의 성화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지만 박 전무는 똑같이 방황할 뿐이었다. 그는 문신과 귀걸이 차림, 자유분방한 미국의 문화만 그대로 흡수했다.
웨스터미시간대학에서 4번이나 전공을 바꾸기도 했던 박 전무는 지난 2005년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일본인 친구에게서 영감을 받은 그는 '광고'에 눈을 떴다.
곧바로 뉴욕 비주얼아트스쿨로 옮겨 늦은 나이에 디자인 공부에 매료된 그는 동기 4명과 함께 빅앤트라는 광고 회사를 설립했다.
이때 빅앤트가 만든 광고가 바로 '뿌린 대로 거두리라'.
총구를 겨누는 군인의 모습을 동그란 전봇대에 붙인 이 광고는 세계 5대 광고제에서 한국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이후 국내에서 콘돔, 광고 사업을 전개하며 두산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던 박 전무는 두산의 광고계열사인 오리콤의 실적을 높이기 위해 크리에이티브총괄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멀리 돌아왔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후계자의 자리에 오른 셈. 이후 그는 두산 면세점 사업 부문 유통전략담당 전무를 맡게 됐다.
그러나 파격적인 헤어스타일과 세상 '힙'한 패션 감각 덕분일까, 두산의 후계자라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박 전무 자신도 '후계자'로 불리는 것을 싫어한다.
그의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인기 래퍼, 모델, 연예인과 찍은 사진이 한가득.
박 전무는 두타면세점의 모델 발탁 소식을 SNS로 직접 언급하거나, 두타면세점의 인테리어를 공개하며 SNS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소비자와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직접 댓글을 달기도 하며 소통에 힘쓰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다.
사생활을 철저히 숨기고 오로지 경영에만 집중하는 일반적인 재벌들과는 딴판이기 때문이다.
최근 박 전무는 또 한 명의 'SNS 덕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손잡고 두타몰에 '삐에로쇼핑'을 오픈했다.
'젊은 감성'을 가진 두 사람이 협업한 만큼 어떤 시너지를 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