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국민 건강 위한다는 '주류 건강부담금' 도입설에 예상되는 소주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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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아, 오늘따라 예전이 너무 그립다"


서울시 모처에서 일하는 20대 직장인 박지영(가명, 27) 씨는 퇴근 후 오랜만에 고교시절 친구를 만났다.


굉장히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 박지영 씨는 푸근한 분위기의 삼겹살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고기 한 점에 소주 한 잔씩 꼴깍꼴깍 먹다 보니 삽시간에 소주 한 병을 비웠다. 오랜만에 이야기꽃까지 피우니 새로 시킨 소주 한 병도 금세 동났다.


그런데 새로 소주 한 병을 시키기가 더러 겁이 난다. 지난해부터 소주 맥주 등 주류에 '주류 건강부담금'이 매겨지면서 주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담배와 비슷한 수준으로 주류에 건강증진부담금이 적용되면서 출고가에서만 최대 30%가 넘는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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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가가 오른 터라 일반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소주와 맥주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보통 음식점에서 5~6천원이면 구매 가능했던 소주 한 병이 어느덧 6,500원~8천원을 훌쩍 웃돌기 시작했다.


결국 박씨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친구와 가게를 나섰다. 소주 가격이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위의 글은 '주류 건강 부담금'이 도입되면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법한 상황을 각색한 것으로, 해당 글처럼 소주 한 병 당당히 시키기도 눈치 보일 수 있는 시대가 초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공단)이 공단의 재정확충 다양화를 하기 위해 소주 맥주 등 주류에 '주류부담금'을 매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3일 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최근 외부 공모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확충 다양화 및 사회적 합의 도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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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미래 보험재정이 급격히 줄 것으로 보이는 상황인 만큼 막대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마련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공단 제정에서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굉장히 높다.


법적으로는 정부가 해당 연도 '건보료 예상수입액 20%'에 달하는 금액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으나, 정부가 국비지원 규정을 잘 지키고 있지 않아 안정적인 재원 방법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공단은 재정확충 방안 중 하나로 주류에도 건강증진부담금을 매겨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가 담배처럼 인체에 위해, 의료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해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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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주류부담금'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벌써부터 비난 여론은 거세다.


특히 서민들의 대표 주류인 소주와 맥주에 건강증진 부담금이 포함되는 데다, 주류부담금이 적용되면 가격 인상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


결국 주류부담금은 꼼수에 불과한 서민 증세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공단은 특정 정책방향을 전제하고 연구를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주류부담금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특정 정책방향을 전제하고 연구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류부담금이 필요하다는 선행 보도는 연구자의 개인 의견이다"며 "공단 측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