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올해 상반기 캐피탈사가 카드사보다 더 많은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 당국 및 여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할부금융·리스 등 카드사를 제외한 80여개 여전사(여신전문금융회사)의 당기순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같은 기간 당기순익이 9천억원대에 그친 카드사보다 약 2천억원 이상 많은 수준이다.
여전사 가운데 비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이 상반기 기준으로 1조원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캐피탈사들은 이자수익 증가에 힘입어 수익이 급증했다"며 분석했다.
그러면서 "하반기도 실적이 나쁘지 않아 올해 사상 첫 순익 2조원 돌파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업계 1위' 현대캐피탈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천 6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 증가했다.
금융지주 계열사인 KB캐피탈은 2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익을 경신하며 672억원을 기록했다.
아주캐피탈은 올 상반기에 저년 동기보다 49.7% 급증한 3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으며 한국캐피탈과 DGV캐피탈은 1년전보다 당기순익이 157.5%, 112.4%나 폭증했다.
산은캐피탈과 IBK캐피탈도 각각 전년보다 64.3%, 61.2% 순익이 급증했다.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실적 공시된 26개 캐피탈사 가운데 4곳을 제외하고 모두 전년 대비 순익 증가를 보였다.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저금리 기조로 조달비용이 낮아진 데다 대손 비용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또 자동차 할부, 리스 등 고유업무뿐 아니라 은행 등 제1금융권 가계대출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로 가계대출 수요가 증가한 것도 한몫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7월 여전사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 4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6%가량 늘었다.
올해 비카드 여전사의 이자수익은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카드사들은 지난 2014년 2조 2천억원 순익을 달성했으나 수수료 인상과 정부 규제로 인해 지난해 1조 2천억원대로 급감했다.
올 하반기 가맹점 수수료 원가 재산정 작업으로 수수료가 추가 인하되면 내년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