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폭언 갑질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대웅제약이 글로벌 시장 확장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이 최근 북미 지역의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헤일로파마(Halo Pharma)' 인수를 추진하다 불발됐다.
헤일로파마는 지난 2006년 설립된 제약 개발 및 제조 업체다. 통증 관리와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의약품 등이 주력 제품이다.
70곳 이상 고객과 100개 이상의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1억달러(한화 약 1천 116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미국 FDA(식품의약국), 유럽의약품청(EDA) 승인 제품을 다수 생산해 온 헤일로파마를 인수하게 되면 단기간에 핵심 시장인 북미 지역의 거점과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매력을 느낀 대웅제약은 지난해부터 헤일로파마를 보유한 미국계 사모펀드(PEF)인 SK캐피탈파트너스에 여러 차례 접촉했다.
그러나 인수자는 끝내 대웅제약이 아닌 미국의 원료의약품 제조사 캠브렉스(Cambrex)로 확정됐다.
지난 7월 23일 캠브렉스는 헤일로파마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지분을 4억 2,500만달러(한화 약 4천 747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거래는 3분기 중 최종 완료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대웅제약은 오는 2020년까지 100개국의 수출 네트워크를 구축해 해외 진출 국가에서 10위권에 진입하는 '글로벌 2020' 목표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헤일로파마 인수 추진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회사가 해외 시장으로 확장하는 데는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웅제약은 앞서 해외 진출을 목표로 지난 2013년 중국 바이펑을 인수했고 2014년에는 인도네이시아에서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2대 제약사인 트라파코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등 해외 시장을 확대하는데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윤재승 전 회장의 '폭언 갑질' 논란에 이어 인수 계약 불발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대웅제약이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