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혜 기자 = 액상 대마 밀수 및 흡연 혐의로 구속기소된 SPC그룹 회장의 차남 허희수 전 부사장이 '공황장애'를 이유로 선처를 호소했다.
31일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조성필)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허희수 전 부사장은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며 '보석'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지난 22일 허희수 전 부사장은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허 전 부사장이 청구한 보석에 대한 심문이 함께 진행됐다.
허희수 전 부사장은 "처음에는 혐의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겁이 나는 마음에 거짓으로 진술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하지만 구속 이후 여러 생각을 하면서 지금이라도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선처를 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허희수 전 부사장은 "구속된 상태에서 공황장애가 심하게 와서 힘들다"며 "보석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주셨으면 한다"고 재판부에 직접 요청했다.
변호인도 "허희수 전 부사장은 평소 공황장애를 앓아왔다"고 말하며 "호흡 장애로 인해 수감 생활을 감내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거들었다.
이날 재판에서 허희수 전 부사장 측은 액상 대마 밀수 및 흡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허희수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 사실을 전부 인정한다"며 "가족들과 회사 구성원들에게 실망과 염려를 끼치고 건전한 우리 사회의 발전에 대해 널리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재판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허희수 전 부사장이 '공황장애'를 핑계로 감형 받으려는 심산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그간 범법을 저질러 놓고 갖은 핑계로 법망을 빠져나가려는 재벌 3세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
한편 허희수 전 부사장은 지난 6일 마약류 관리에 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허희수 전 부사장의 경우 2년 전 '쉑쉑버거'를 국내에 들여와 '초대박'을 터뜨리며 경영 실력을 입증한 바 있어 더욱 충격을 줬다.
당시 SPC그룹 측은 "허 부사장에 대해 그룹 내 모든 보직에서 즉시 물러나도록 했으며 향후 경영에서 영구히 배제하도록 조치했다"고 신속하게 대응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법과 윤리, 사회적 책임을 더욱 엄중하게 준수하는 SPC그룹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