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약값만 수천만원이 드는 에이즈를 앞으론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최근 해외 연구팀이 에이즈 백신 후보 물질을 개발하면서, 상용화 가능성에 의학계의 관심이 쏠린다.
31일 YTN 보도에 따르면 과거 치료법이 없어 '사형 선고'와 다름없었던 에이즈는 현재 약을 먹으면 관리할 수 있는 질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1991년 세계적인 농구 선수 매직 존슨의 '칵테일 치료법'이다.
당시 존슨은 에이즈 감염 사실을 고백해 지금까지 생존해있다. 서로 다른 약물을 함께 처방하는 치료법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
류왕식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은 "한 개의 항바이러스제를 썼을 때 도망가는 바이러스가 두 번째 약물에 의해서 억제되고, 세 번째 약물에 의해서 억제되기 때문에 3개를 섞으면 에이즈 바이러스 증식이 억제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 세계 300만명이 달하는 에이즈 감염자가 모두 해당 치료법으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치료비가 연간 수천만원에 달해 소득 수준이 낮은 아프리카 등지의 환자들은 엄두도 내기 어렵다.
때문에 전 세계 연구진들은 에이즈 사후 치료제보다 처음부터 예방할 수 있는 백신 연구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팀이 에이즈 바이러스 생존에 필요한 핵심 단백질 3개를 혼합하여 이른바 '모자이크' 백신을 개발했다.
해당 백신을 원숭이 70마리에게 접종하고 에이즈 바이러스를 감염시키자, 그중 67%가 감염되지 않았다.
또 건강한 성인 400명에게 주입한 결과 에이즈 바이러스를 잡는 '항체'가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앞으로 연구팀은 남아프리카 지역 성인 2600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 시험을 진행할 방침이다.
만약 상용화가 된다면 전 세계 최초의 에이즈 백신이 된다. 지난 35년간 에이즈 백신 개발은 꾸준히 있었지만 모두 상용화에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백신 후보 물질로 전 세계가 에이즈 공포에서 벗어나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