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죽어가던 대구 전통 시장 살리기 위해 '상생 스토어' 오픈한 이마트 정용진

인사이트사진 제공 = 이마트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저성장, 저소득, 고물가 '삼중고(三重苦)'로 인해 서민들의 삶이 더 팍팍해지고 최저 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의 근심이 늘어나는 요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또 '상생 경영'에 나선다.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 스토어'가 6개 광역시 중 최초로 대구에 둥지를 튼다.


29일 이마트는 당진, 구미, 안성, 여주, 서울에 이어 대구 달서구 월배 시장에 노브랜드 상생 스토어 6호점을 열고 침체된 대구 지역 시작 살리기에 본격 돌입한다고 밝혔다.


30일 문을 여는 월배 시장 상생 스토어는 월배 시장 A동 1층에 위치해 1,1334㎡(약 343평) 규모로 노브랜드 매장, 신세계 이마트 희망 놀이터, 커뮤니티 센터, 달서구 사회적 경제 기업 홍보관, 카페, 쉼터 등으로 구성된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이마트


이 중 월성종합사회복지관 주체로 운영되는 커뮤니티 센터는 어린이, 주부들을 대상으로 문화 센터 강좌가 진행될 예정이다.


어린이 역사 교실, 과학 창의력 교실부터 천연 화장품 만들기, 손뜨개질 수업까지 약 10여개의 강좌가 운영돼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서만 들을 수 있던 문화 센터 강좌를 '전통 시장'에서 들을 수 있다.


이마트는 월배 시장 문화 센터 유치로 전통 시장을 새로운 여가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젊은 고객층을 유입하고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상생 스토어 라운지 카페에는 경력 단절 여성이 우선 채용될 예정이다.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주부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


인사이트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이뿐만 아니라 지역의 사회적 기업들과의 상생을 위해 상생 스토어 내에 달서구 사회적 경제 기업 홍보관도 만들었다.


홍보관에는 달서구 사회적 경제 협의회 회원사 중 상생 스토어 참가를 희망한 기업들로 총 30여개의 기업들이 참가해 자사 제품을 전시, 홍보한다.


이마트는 월배 시장, 월배 신시장, 이마트 3자간의 상생 협의를 통해 경쟁 품목 판매 제한, 공동 전단 마케팅 등의 상생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월배 시장 상생 스토어에서는 원물축산, 원물수산, 채소, 건해산, 과일 등의 신선 식품이 판매되지 않는다.


인사이트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이마트 노브랜드 송만준 상무는 "구미, 서울 등 먼저 오픈한 노브랜드 상생 스토어들이 고객, 특히 젊은층 유입에 실절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대구 상생 스토어의 문화 센터 유치로 전통 시장 고객 유입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전통 시장 집객을 위해 더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월배 시장 상생 스토어 오픈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 상인들과 지역 주민들은 매우 반기고 있다.


죽어가던 전통 시장을 살리는 것은 물론 침체돼 있던 지역 경제도 살리는 '상생 경영'이기 때문.


1985년 문을 연 월배 시장은 대구 남서부 지역의 대표 전통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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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직전인 1996년까지만 해도 380여개 점포가 영업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지만 시대의 변화와 노후된 시설물 등으로 인해 젊은 세대의 발길이 뚝 끊겼다. 현재는 전체 점포 중 3분의 1 정도만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시장이 '쇠락의 길'을 걷자 월배 시장 상인회는 상생 경영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정 부회장의 이마트에 상생 스토어 입점 검토를 제안했고, 이마트가 입점을 결정하면서 월배 시장과 이마트는 '운명 공동체'가 될 수 있었다.


월배 시장을 오랜 기간 이용했다는 한 지역 주민은 "전통 시장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대형마트가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는 점은 그 의미가 매우 큰 것 같다"며 "젊은 세대에게 친숙한 노브랜드를 통해 전통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