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사상 유례 없는 폭염과 최저임금 인상 등 물가 상승에 직격탄을 맞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소비심리가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역대 최악의 고용지표와 소비자 물가의 상승세 탓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 이후 17개월 만에 국민들의 소비심리가 최저수준을 기록해 기준치(100)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8년 8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2로 지난달보다 1.8포인트 하락하며 17개월 만에 100 이하로 내려앉았다 .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높으면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으로 해석한다.
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었던 2017년 3월 수치였던 '96.3'이었다.
이렇듯 8월 소비자 심리가 17개월 만에 비관적으로 전환한 반면 소비자들은 집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해 주택가격전망지수 상승 폭은 역대 최대였다.
소비심리는 극도로 악화됐지만 반대로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돼 서민들의 생활은 더욱 팍팍하고 어려워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취업자는 8년 6개월 만에 최소인 5,000명(전년 대비) 늘어나는 데 그친 점도 문재인 정부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폭염 때문에 이달 중순 채소 가격은 일주일 새 15.1% 뛰었고 최저임금 인상, 원재료 가격 상승이 겹쳐 냉면, 삼겹살 등 외식 메뉴 가격도 잇달아 인상됐다.
안타깝게도 소비자심리지수(CCSI)를 구성하는 6개 지표 중 절반 이상인 4개가 하락했다.
현재경기판단CSI(70), 향후경기전망CSI(82)는 전월대비 7포인트, 5포인트씩 떨어졌다. 두 지수는 각각 지난해 4월(69), 3월(77) 이후 최저치다.
현재생활형편CSI(89)는 2포인트 하락한 반면, 생활형편전망CSI(97)는 전월수준을 유지했다. 또 가계수입전망(CSI)은 1포인트 하락했지만 소비지출전망CSI는 1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경기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됐지만 '집값 전망'은 최대폭으로 올랐다. 주택가격전망CSI(85)가 한 달 새 무려 '11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전국 주택가격은 하락했음에도 응답자들이 서울 집값 상승에 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용지표 부진, 생활물가 상승, 미·중 무역갈등 지속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와 일부 신흥국 금융불안에 따른 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한편 최근 악화된 고용지표와 소득양극화 등에 타격을 받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3주 연속 하락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3주 연속 하락해 지난주 대비 0.3%p 떨어져 56%로 집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20~24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5명을 대상로 조사해 27일 발표한 8월 4주차 주간집계(95% 신뢰수준·표본오차 ±2.0%p·응답률 6.7%)에 따르면 전체의 56%가 문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고 답한 부정평가는 38.1%(매우 잘못 21.5%·잘못하는 편 16.6%)로 나타났다. 모름·무응답은 5.9%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