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한달에 '2억' 오른 아파트···청년들 내집 마련 포기 '절망'

인사이트 / 사진=이솔 기자 leesol@대한민국 젊은이들은 내집 마련을 포기했다고 한다. / 사진=이솔 기자 leesol@


[인사이트] 김지혜 기자 = "요즘 대한민국에서 아파트를 사려고 감히 꿈꾸는 청년들이 과연 있을까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면서 하루가 다르게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크게 상승하던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8·2대책이 나온 뒤 다소 진정국면을 맞는 것처럼 보였지만 지난 4월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미친듯이 오르며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과거에는 서초, 강남, 송파 등 '강남 빅3'의 가격이 올랐다면 이제는 여의도와 용산은 물론이고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은 물론이고 은평과 동대문 등지로 확산되고 있다. 


한마디로 서울 지역은 안 오르는 곳이 없는 실정이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이제 한국에서 서민들은 서울 지역에 아파트를 사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동부이촌동의 한 아파트는 30평대 아파트가 14억~15억대까지 올르며 무려 1달 사이에 1억~2억 가량이 올랐다고 한다.


'부자동네' 강남의 경우 서초구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30평대 아파트가 30억원을 넘어서면서 '평당 1억원' 아파트가 등장했다.


특히 지난달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용산 개발계획'을 언급하면서, 이 지역 집값은 이달 들어 오름폭이 확대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하자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은 지난 23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경제현안간담회를 열고 "최근 서울에서 나타나는 과열 현상에 대해 논의했다"며 추가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청와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예고했지만, 부동산 시장은 이런 경고를 비웃듯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번 정부에서는 부동산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나돌면서 최근에는 아파트를 팔겠다는 매물은 자취를 감추고 '호가'만 올라가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렇듯 서울의 아파트값은 상승폭이 확대된 반면, 지방의 아파트값은 하락폭이 커져 서울과 지방간 '양극화 현상'은 더 뚜렷해지고 있다. 게다가 지방에 사는 사람들까지 서울 부동산에 투자해 더욱 과열되고 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 맞물려 서울과 지방의 간극도 더욱 벌어지고 있어 사회적 갈등의 골이 깊이지고 있다.


인사이트 / 사진=정효경 기자 hyokyung@주거 환경의 양극화도 점차 심화되고 있다. / 사진=정효경 기자 hyokyung@


정치인과 관료들이 이땅의 청년들에게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다는 뉴스를 접하면 기분이 어떠냐"고 물어본 적 있는가. 아마도 물어볼 용기가 없을 것이다.


사실 부동산 가격 급등을 바라보는 우리 청년들은 내집 마련을 포기한지 오래다. 아니 아파트를 구입하겠다는 생각 자체를 품어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양질의 일자리도 없는 마당에 하루 벌어 생계를 유지하기 급한 청년들이 한 채에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아파트를 장만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직장 생활을 하면 착실하게 월급을 모아도 1년에 1,000만원 모으기도 어려운데 어떻게 아파트를 장만하겠는가. 


우리 역사상 '부모보다 더 못사는 유일한 세대'라는 평가를 받는 이땅의 청년들은 좋은 일자리와 쾌적한 환경의 주거를 마련할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있다.


인사이트 / 사진=정효경 기자 hyokyung@청년들이 살기 좋은 주거 환경은 찾아보고 어렵다. / 사진=정효경 기자 hyokyung@


적금을 들고 돈을 모아서 내집을 마련하고 싶어도 돈을 모으는 속도에 비해 부동산이 오르는 속도가 너무 빠른 탓에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다고 스스로 체념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젊은 세대에서 오늘을 즐기자는 '욜로'와 작은 것에서 기쁨을 얻는 '소확행' 등이 유행하고 있는 셈이다.


인사이트 / 사진=정효경 기자 hyokyung@청년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와 행정이 시급한 때다. / 사진=정효경 기자 hyokyung@


문재인 정부는 청년 주거를 위해 임대주택을 늘리겠다고 한다. 집을 소유하는 게 아니라 빌려쓰는 것이라는 인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위정자들은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묻고 싶다. "청년들은 쾌적하고 안락한 아파트에서 살고 싶지 않겠냐"고 말이다. 좋은 주거와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청년들이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청년들이 꿈을 꿀 수 없는 사회라면 그 나라에는 미래도 희망도 없다는 사실을 문재인 대통령이 직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