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우리나라 10대, 20대 사이에서 후천적 면역 결핍(HIV)으로 인한 에이즈(AIDS) 감염 환자가 크게 늘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됐다.
25일 대한내과학회지 최근호에 따르면 국립보건연구원과 7개 대학 연구진은 '한국 HIV/AIDS 코호트'에 등록된 HIV 감염자를 조사 분석하였다.
해당 연구는 2006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등록된 HIV 감염자 1,47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상자 중 남자는 1,377명, 여자는 97명이었다.
연구 결과 18~29세 연령층에서 신규 HIV 감염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으며, 이들 중 '71.5%'가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동성 50.5%, 양성 21.0%) 때문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즈 관리 및 예방사업을 위해 설립된 유엔에이즈(UNAIDS)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전 세계 HIV 감염 발생은 점차 감소하고 추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HIV 감염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 몇 년간 10대와 20대에서 신규 감염자 수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그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놀라운 것은 10대의 경우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으로 인한 감염이 71.5%로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대상자 전체로 보았을 때도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에 의한 감염이 60.1%였다.
이는 동성 간 성접촉보다 이성 간 성접촉에 의한 에이즈 감염이 많다고 발표해 온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와 상반된 결과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조사 당시 사회적 편견과 동성애자라는 낙인 때문에 성 정체성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 감염자가 다수 있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한 HIV 전파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문제다.
일반적으로 이성 간 성접촉을 1회 할 경우 HIV 감염 확률은 0.04~0.08%이다.
반면, 동성 간 성접촉을 1회 할 경우 감염 확률은 1.38%로 이성간 성접촉보다 17.3~34.5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젊은 동성애자가 나이든 동성애자보다 HIV 감염 위험성이 더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연구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용돈 등을 이유로 성매매를 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성인들과 동성 접촉을 하고 있으며 일부는 성폭행을 통해 동성 간 성접촉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연구진은 당국의 더욱 적극적인 관리와 대책을 요구했다.
특히 청소년기 성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시기에 성에 대한 올바른 교육을 강조하며 HIV 감염의 위험성을 알리고, 그에 따른 효과적인 예방책을 가르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