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임직원들에게 주의를 권고한 은행장이 있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이 사연의 주인공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IBK캐피탈과 IBK투자증권 등 자회사를 포함해 역대 최고치 당기순이익 1조 5,08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임직원들을 칭찬하기보다는 앞으로 기업은행의 철저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며 오히려 직원들에게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지난 1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창립 57주년 기념식에서 올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먼저 김도진 은행장은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안정적으로 보였던 건전성이 갑자기 악화할 수 있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의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수출 타격과 내수침체로 인해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도진 은행장은 또 금융의 기초는 '신뢰'라며 무엇보다 철저한 내부통제 시스템과 탄탄한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준법감시시스템 등 레그테크 기술의 선제적 도입을 통해 글로벌 선진은행 수준의 자금세탁방지체계 구축을 당부했다.
김도진 은행장이 언급한 '레그테크'는 금융 규제에 기술을 입혀 내부통제와 법규 준수를 용이하게 하는 기술이다.
복잡한 데이터를 유연하게 처리하고 빅데이터를 이용한 뛰어난 분석력이 확보되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김도진 은행장은 "IBK임직원들이 청렴한 태도를 비롯해 불완전 판매나 업무 미숙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없어야 한다"며 권고했다.
김도진 행장은 직원들의 40시간 근무 형태가 제대로 이행돼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제 우리가 지켜야 할 원칙은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이라며 "불필요한 일을 걷어내고 상식에 맞게 책임에 맞게 생산적으로 일하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를 비롯한 경영진부터가 새로운 업무방식을 고민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없애나가도록 솔선수범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지난해 5개년 연설에서 100조 자금 공급을 통해 앞으로 기업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화두로 내세운 '동반자 금융'을 실천해나가고 있다.
IBK기업은행과 김도진 은행장의 시너지에 금융권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