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KB금융지주 12번째 계열사 KB손해보험이 출범한지도 어느덧 올해로 3주년을 맞이했다.
5년 전인 지난 2013년 LIG그룹 구자원 회장 일가가 소유하고 있던 '보험업계 4위' LIG손해보험 지분 전량이 경영권을 포함해 시장에 매물로 등장했다.
LIG그룹은 2013년 11월 LIG건설 기업어음 투자 피해자 보상을 위한 재원 마련 목적으로 LIG손해보험 매각을 추진한 것이다.
물론 관련 업계의 관심은 뜨거웠다. 당시 '보험업계 4위' LIG손해보험이 누구의 품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손해보험 업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당시 보험권의 최대 매물로 떠오른 LIG손해보험을 두고 국내 금융사들과 외국계 자본은 치열한 인수전을 펼쳤고 결국 LIG손해보험 새 주인으로 KB금융지주가 최종 낙점됐다.
KB손해보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인수 과정이 순탄한 것은 아니다. KB금융지주가 처음 LIG손해보험을 인수할 당시 인수가격을 두고 잡음이 발생했다.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이 지연됐을 뿐만 아니라 LIG손해보험의 미국법인 손실이 예상치를 뛰어넘는 등 크고 작은 잡음이 발생한 것이다.
KB금융지주의 LIG손해보험 인수 작업은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었다. 보다 못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구자원 LIG그룹 회장을 만나 담판을 지으면서 최종적으로 인수가 마무리 될 수 있었다.
우열곡절 끝에 탄생한 KB손해보험 사장에는 LIG손해보험의 김병헌 사장이 초대 사장으로 내정됐다. 하지만 6개월 뒤 KB금융지주는 사장 교체를 단행했다.
김병헌 초대 사장 후임으로 KB금융 전략기획담당 상무이자 LIG손해보험 인수를 총괄하던 양종희 현 KB손해보험 사장을 선임한 것이다.
1989년 국민은행에 입행한 양종희 사장은 2008년 국민은행 서초역지점장과 KB금융지주 이사회 사무국장을 거쳤다.
전략통으로 통하는 양종희 사장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어 당시 후계자로까지 거론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보험업 경험이 없는 탓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도 사실이다. 2016년 당시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한 양종희 사장은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취임식에서 일류 보험사 도약을 목표로 내걸었다.
양종희 사장은 "실천 중심의 솔선수범 리더십을 바탕으로 KB손보가 보험업계를 이끄는 일류 보험사로 도약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이 있듯 양종희 사장은 취임한 첫해부터 양호한 실적을 거두며 '보험 경력이 없는 CEO'라는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성공했다.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자동차보험 시장에 주력하면서 KB손해보험의 경쟁력을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당시 손보사들의 격전장이었던 인터넷전용(CM)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이다.
실제 KB손해보험은 지난해 말 매출액이 출범 당시보다 6천억원이나 증가한 9조 7천억원으로 10조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KB금융그룹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매출이기도 하다.
양종희 사장은 그야말로 과감했다. 올해만 하더라도 임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위한 직원친화경영 일환으로 전 직원 한 달짜리 자기개발 휴가를 개발한 것이다.
유급휴가 10일에 개인 연차 10일을 붙여 모두 20일간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일반석 기준으로 항공료 200만원까지 지원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KB손해보험은 보험업계 '유리천장' 깨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사내 여성관리자 비중을 20%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업계에서는 양종희 사장에 대해 주춤했던 KB손해보험을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업계 '빅(BIG) 4' 싸움에 뛰어들 수 있도록 위상을 끌어올렸다고 평가한다.
보험업계의 경력이 없다는 우려를 실적으로, 경영으로 단번에 불식시켜버린 양종희 사장. 임기 3년째를 맞은 양종희 사장은 지난 6월 출범 3주년 기념식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고객선호도 1위 보험사가 되기 위해 모든 임직원과 영업가족이 자부심을 갖고 업무에 임해주길 바란다"
손해보험업계에서 고객이 선호하는 1위 보험사가 되고 싶은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은 오늘도 실천 중심의 솔선수범 리더십으로 업계 1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