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꼬박 4년이 걸렸다. 4년은 삼성전자 직원이 우연히 그린 '낙서 그림' 한 장이 '삼성 덱스(Dex)'라는 현실 기술로 실현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삼성 덱스'는 별도의 액세서리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간편하게 데스크탑 PC처럼 쓸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미국 뉴욕 현지 시간으로 지난 9일 열린 '삼성 덱스' 설명회에서 시연에 나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B2B서비스개발그룹 임채환 상무는 '낙서 그림' 한 장을 들었다.
손으로 그린 '낙서 그림'에는 무선충전 중인 스마트폰이 고선명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HDMI) 어댑터를 통해 모니터와 연결되어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물론 컴퓨터 본체는 없었다. 스마트폰이 컴퓨터 본체를 대신하는 기술인 셈이다. '낙서 그림'을 들고 있던 임채환 상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2014년에 팀원 한 명이 이걸 그렸다. 그리고 4년 전에는 어려웠던 기술이었고 지난해에는 불완전했지만 올해 완벽하게 구현했다"
임채환 상무가 직접 시연한 '삼성 덱스'는 지난 2014년 스마트폰에서 데스크탑 PC와 같은 경험을 제공하자는 한 직원의 '낙서 그림'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지난해 '갤럭시S8'과 함께 처음으로 삼성전자가 선보인 기술이다.
'삼성 데스' 기술만 있으면 스마트폰을 TV나 모니터 등에 연결해 데스크탑 PC처럼 쓸 수 있다.
단순히 스마트폰 화면 자체를 모니터로 더 크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 PC와 같은 인터페이스를 제공해준다.
예를 들면 '삼성 데스' 기술은 단축키나 복사 및 붙여넣기, 휠 스크롤, 드래그 앤드 드롭 기능 등을 모두 조작할 수 있다.
화면을 보면서 PC 작업을 하는 도중에도 스마트폰을 따로 활용할 수 있다. 모니터에는 모바일용 파워포인트 작업을 하면서 전화를 받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의 스마트폰 작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삼성 데스'는 전용 패드와 키보드 등 별도의 주변기기가 필요했었다.
하지만 지난 9일 공개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과 태블릿PC 신제품 '갤럭시 탭S4'에서는 4년 전 그린 '낙서 그림' 그대로가 적용됐다.
시중의 HDMI 어댑터 하나만 있으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TV나 모니터와 스마트폰을 연결해 데스크탑 PC처럼 쓸 수 있게 된 셈이다.
임채환 상무는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와 어도비 라이트룸, 한컴 오피스 등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을 덱스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호환되는 프로그램은 MS 액셀과 파워포인트, MS워드 등을 포함해 어도비의 라이트룸, 포토샵 스케치등 다양하다.
게임은 '베인글로리', '검은사막 모바일', '리니지2 레볼루션', '알토스 어드벤처' 등을 '삼성 덱스'를 통해 PC처럼 생동감 있게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삼성 덱스'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외부 협력사들이 전용 응용프로그램(앱)을 만들수 있게 소스를 공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임채환 상무는 "출시 당시 40여개의 파트너십으로 시작했으나 현재 80곳 이상의 파트너가 '삼성 덱스'에 최적화 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덱스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외부 개발자들을 위한 더 많은 도구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