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서울 시민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휴식 공간 청계천에는 유독 시원한 그늘이 드리워진 '삼일교'가 있다.
이 투박한 이름은 1919년 3월 1일 민족 열사들이 종로 탑골 공원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후 대규모 만세시위를 이어간 3·1운동을 기념해 지어졌다.
그리고 광복 70주년을 맞은 2015년 여름, 한화 김승연 회장은 이 삼일교 바로 아래에 선조들의 얼을 기리기 위한 '불.꽃길'을 특별히 조성했다.
한화는 당시 '한화와 서울시가 함께하는 72시간 도시 생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72시간 동안 시민 100여 명과 함께 '불.꽃길'을 만들었다.
'불.꽃길'은 광복의 불꽃이 되었던 선조들이 흙으로 돌아가 아름다운 꽃으로 다시 피어났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한화는 여동현 작가의 작품 '파라다이스' 속 꽃들을 업그레이드해서 삼일교 다리 밑 벽에 새기고 다소 어두웠던 다리 밑에 화려한 색감을 더했다.
밤이 되면 더욱 장관이다. 꽃봉오리마다 60개의 LED 조명이 밝혀져 청계천의 맑은 물길과 극강의 조화를 이룬다.
마치 일제에 항거해 독립의 뜻을 잃지 않았던 조상들의 넋이 우리 곁에서 밝게 빛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불.꽃길' 덕분에 삼일교는 점심은 물론 저녁에도 사람들이 더욱 많이 찾는 휴식 공간이 됐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돌계단에 앉아 아름다운 벽화도 감상하고 물소리도 들어보면 그만한 소확행이 또 없다.
이처럼 누구나 편안하고 로맨틱하게 즐길 수 있는 장소지만, 8월 15일 다가오는 광복절을 맞이해서는 한 번쯤 삼일교와 '불.꽃길'의 보다 뜨거운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평소와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선조들의 불꽃같은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