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SK가 공개해 최태원 회장 울게 만든 '아버지 최종현' 회장 사진들

인사이트(좌) 故 최종현 SK그룹 회장, (우) 최태원 SK그룹 회장 / 사진 제공 = SK그룹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은 1998년 8월 26일 세상을 떠났다. 꼭 20년 전이다.


그는 1973년 창업주이자 맏형인 최종건 회장이 타계하자 경영권을 이어받아 SK그룹을 한국 재계의 기둥으로 키워낸 SK의 근본이자 뿌리다.


SK그룹은 현재 국내 재계 순위 3위로 통신과 에너지·화학은 물론이고 반도체 등 한국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인사이트최태원 SK그룹 회장 / 사진 제공 = SK그룹


오는 26일이면 최종현 회장이 떠난지 20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아들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아버지 최종현 회장이 그리울 수밖에 없다.


그룹을 반석 위에 올려놓은 지금의 '경영 성적표'를 아버지에게 꼭 보여드리고 "아들아, 정말 잘했다"는 '칭찬' 한마디를 듣고 싶기 때문이다.


안팎으로 번잡한 일을 꺼리는 SK그룹이 모처럼 대외적으로 다채로운 사내 행사를 알리는 자료와 사진들을 언론에 공개했다.


인사이트故 최종현 회장이 1981년 초 내한한 야마니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오른쪽에서 두번째)과 담소를 나누는 장면. 최종현 회장은 제 2차 석유파동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외교'를 통해 우리나라의 원유공급 문제를 해결했다. /사진 제공 = SK그룹


오는 26일 고(故) 최종현 회장 타계 20주기를 앞두고 생전 활동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잇달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SK그룹이 선대 회장의 '빛바랜 사진'을 언론과 일반에 공개한 것은 그룹 내에서 최종현 회장이 얼마나 중요한 '어른'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종현 회장은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통신(현 SK텔레콤)을 4,271억원에 인수할 때 사업가로서 남다른 배짱과 동물적 감각을 선보였다.


"너무 비싼 값에 인수한다"는 지적이 그룹 안팎에서 제기됐지만 최종현 회장은 오히려 더 높은 값에 인수해야 특혜 시비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종현 회장의 통찰력과 미래를 보는 안목이 없었다면 한국통신을 인수하지 못했을 것이고, 이후 SK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인사이트폐암수술을 받은 故 최종현 회장(사진 왼쪽 두번째)이 IMF 구제금융 직전인 1997년 9월, 산소 호흡기를 꽂은 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 경제위기 극복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사진 제공 = SK그룹


어디 그뿐인가. 최종현 회장은 IMF가 터지기 전에 폐암 수술을 받았는데 불편한 몸을 이끌고 전경련 회의에 참석하고 청와대를 방문하는 등 한국의 경제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런 기질은 큰 아들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대로 물려받았다. 


주변의 반대를 뿌리치고 하이닉스 반도체를 인수한 뒤 지금의 SK하이닉스로 키워내 '초대박'을 낸 것도 아버지의 스타일과 너무나 비슷하다.


허나 인명은 재천이라고 했던가. 최종현 회장은 아직 이루지 못한 많은 꿈들이 있었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직원들을 남겨놓고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인사이트1986년 해외 유학을 앞둔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는 최종현 회장 / 사진 제공 = SK그룹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가 한국 사회에 남긴 흔적은 많다.


최종현 회장은 재벌들 중에서 처음으로 '화장(火葬)'을 하라고 유언을 남겼다. 한국의 장례문화를 바꿔는데 크게 기여한 최종현 회장의 가르침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이번에 SK그룹이 언론에 공개한 사진들 중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한 장이 있었다. 바로 최종현 회장이 코에 '산소 호흡기'를 꽂은 모습이었다.


폐암수술을 받은 최종현 회장은 IMF 구제금융 직전인 1997년 9월, 산소 호흡기를 꽂은 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했던 것.


인사이트벌거숭이였던 충주 인등산이 울창한 '인재의 숲'으로 변한 모습. 원안은 故 최종현 회장과 故 박계희 여사가 1977년 인등산에서 함께 나무를 심는 모습 / 사진 제공 = SK그룹


당시 그는 경제위기 극복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주변의 반대에 불구하고 현장을 직접 찾아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개진했다. 


사실 한국 사회에서 기업인이 존경을 받기는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종현 회장처럼 평생을 기업인으로서 존경 받고 국가 경제에 기여한 인물도 그렇게 많지 않다.


SK그룹은 최종현 회장의 생전 경영철학과 비전을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 20주기를 앞두고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인사이트최태원 SK그룹 회장 / 사진 제공 = SK그룹


최종현 회장의 평소 철학을 그대로 반영해 대부분의 행사가 한국 사회와 시민들을 위한 사회공헌 내용들로 꾸려졌다.


재계는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은 아들인 최태원 회장도 아버지 고(故) 최종현 회장처럼 직원과 국민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기업인이 되길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