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이재현 CJ 회장이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를 '밀어주는' 방법

인사이트(좌) 이재현 CJ그룹 회장. (우) 이경후 CJ ENM 상무 / 사진 제공 = CJ그룹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재벌도 결국 자식 앞에서는 평범한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유전병 '샤르코마리투스(CMT)'로 대외 활동을 자제하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자녀 사랑은 재벌가에서도 남다르기로 유명하다.


건강이 좋지 못한 이 회장은 장녀인 이경후(33) CJ ENM 상무와 아들인 이선호(28) CJ제일제당 부장을 일찍부터 그룹의 '후계자'로 키우고 있다.


이 회장은 남매 중에서도 큰 딸인 경후 씨에 대한 사랑이 유별난 것으로 알려지는데 '경영 선배'로서도 다양한 조언과 통찰력을 전해주려고 남모르게 돕고 있다고 한다.


인사이트이재현 CJ그룹 회장 / 사진 제공 = CJ그룹


사실 재계와 CJ 내부에서는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이 사이 좋게 '남매 경영'을 이어간 것처럼 경후 씨와 선호 씨를 동일한 모범 사례로 '교통정리'가 조용히 진행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쉽게 말해 장남이 지주사인 CJ그룹과 CJ제일제당 등 식품계열 사업을 지휘하고, 장녀는 CJ ENM 등을 통해 미디어와 커머스 사업을 주도하는 방식인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후계 구도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실어주는 사례가 최근 CJ 내부에서 조용히 진행됐다.


CJ ENM이 최근 추진 중인 유럽 멀티커머스업체 스튜디오 모데르나(Studio Moderna) 인수를 첫째딸 이경후 상무가 직접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업계에 따르면 이경후 상무는 최근 스튜디오 모데르나 인수를 위해 실무자들과 함께 슬로베니아 본사 현지 실사에 참여했다고 한다.


이는 본격적인 3세 경영을 위한 보폭 확대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는데, 이 상무의 남편인 정종환 상무(CJ 미주지역 본부장)도 실사 자리에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인수 가격이 5천억원에 달하는 제법 규모가 있는 M&A를 큰딸에게 직접 성사시키도록 지시한 것은 이재현 회장의 특별한 '배려'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이재현 회장은 장녀인 경후 씨가 CJ ENM으로 자리를 옮긴 뒤 향후 미디어와 커머스를 융합하는 차세대 성장 산업에서 많은 경험을 직접 쌓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셈이다.


아직 최종 딜은 성사가 되지 않았지만 무난하게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반면 장남인 선호 씨는 현재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관리팀장(부장)으로 경영 수업에 매진하고 있는데 이재현 회장에게는 특히 '아픈 손가락'으로 각별한 사랑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사이트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 사진 제공 = CJ그룹


선호 씨가 개인적으로 큰 아픔을 겪었던 이유에서다.


지난 2016년 4월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 씨와 결혼한 이래나 씨는 결혼 7개월 만인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근 자택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현 회장은 자신이 유별나게 아끼고 사랑했던 아들 선호 씨가 겪은 아픔 때문에 언제나 노심초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슬픈 일을 겪은 아들이 트라우마에서 극복하고 사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이 회장은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는 게 CJ그룹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