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쌍용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약(임단협)을 타결했다. 9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다.
10일 쌍용자동차는 지난 9일 실시된 임단협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조합원 3,265명 중 1,636명(50.1%)의 찬성으로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가결, 2018년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고 밝혔다.
쌍용차 노사는 이번 협상이 회사의 백년대계를 위해 미래 비전을 확고하게 세우는 임단협이 되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임금과 복지"라는 프레임보다 "회사의 생존과 고용 안정"에 초점을 맞춰 최종 합의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쌍용자동차는 2010년 이후 9년 연속 무분규 교섭의 전통을 이어나가면서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지난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진행된 임단협 협상은 14차 협상에서 도출된 잠정 합의안이 최종 가결됐다.
이번 협상의 주요 내용은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임금은 동결하되 이에 부응해 일시금 1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또 쌍용차 임원들은 직원들의 고통 분담과 위기 극복 노력에 부응해 쌍용차의 미래를 위해 이달부터 임금의 10%를 반납하기로 자율 결의했다.
이뿐만 아니라 노사는 시장 경쟁력과 고용 안정 확보를 위한 노사의 책임과 노력을 규정하는 미래 발전 전망 특별 협약서를 체결하기로 했다.
특별 협약서에는 신차 및 상품성 개선 프로젝트, 신기술 개발, 해외 시장 다변화 추진, 협약서 이행 점검을 위한 경영 발전 위원회 개최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계획과 방안들이 담겼다.
아울러 올해 4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주간 연속 2교대제(8+9)를 오는 9월 17일부터 개편(8+8)하기로 하고 생산 능력 제고를 위한 세부 제반 사항은 근무 형태 변경 추진 위원회에서 협의하기로 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9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 협상을 마무리함에 따라 글로벌 판매 물량 증대는 물론 신차 개발과 회사 중장기 발전 전략 실현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쌍용자동차 최종식 대표이사는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노동조합의 대승적인 합의로 9년 연속 무분규 협상 타결의 전통을 이을 수 있었다"며 "노사가 현재 어려움을 공유하고 결단을 내린 만큼 회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노사가 함께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쌍용차 노사가 9년 연속 무분규 임금 협상 타결에 성공한 가운데, 몇몇 기업은 첨예한 노사 갈등에 울상을 짓고 있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현대자동차그룹으로, 일찌감치 협상을 마무리 지은 현대자동차와 달리 현대제철 등 주요 계열사 노조들은 사측과 갈등을 벌이고 있다.
먼저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 6~8일 3일간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총 조합원 4,349명 가운데 3,477명이 참여한 이번 투표는 85.2%(2,964명)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중지를 신청한 뒤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어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달 6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금껏 5차례의 본 교섭과 2차례 실무 교섭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임금 7.4%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상시·지속·안전·생명 업무 정규직 신설,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등을 담은 요구안을 내놨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교섭 결렬이 선언됐다.
현대차의 형제라고 할 수 있는 기아자동차 노사도 올해 임단협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기아차 노조는 지난달 24~25일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 72.7% 찬성률로 가결했다. 기아차 노조는 이후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결정을 받으며 합법적인 파업권을 획득했다.
그간 현대차가 임단협을 타결하면 기아차도 비슷한 수준에서 타결하는 게 관례였다.
하지만 기아차 노사는 입장차를 쉽게 좁히지 못하고 있고, 이 때문에 올해 임단협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전망이다.
이밖에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현대비앤지스틸도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어 현대자동차그룹은 특히나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