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동그란 눈에 앙다문 입으로 '세젤귀' 외모를 자랑하는 수달은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돼 있다.
호기심도 많고 장난기도 가득한 수달은 성격도 온순해 유독 사랑을 많이 받는 동물이기도 하다.
수달은 한국인에게도 익숙하다. 과거 우리나라 낙동강 일대에서 녀석은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었다.
무엇보다 수달은 생태계 파괴의 주범인 외래어종이나 황소개구리 등을 잡아먹는 '착한 동물'로 손꼽힌다.
때문에 한 국가의 환경이나 오염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대표적인 환경 지표 동물로 불리고 있다. 수달이 산다는 건 그만큼 물이 깨끗하고 생태계가 안정돼 있다는 뜻.
하지만 최근 들어 수달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이웃 나라 일본의 경우 수달의 모피를 얻기 위해 대량 학살하는 사례가 늘었다.
멸종 위기가 아니라 아예 '멸종' 됐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우리나라도 상황은 마찬가지.
여기에 한국은 수달이 멸종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산업이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도부터 수질과 생태계를 복원한다는 이유로 4대강을 갈아엎기 시작했다. 수달이 터를 잡고 살아가던 낙동강으로 갑자기 굴착기가 들이닥쳤다.
비극은 이때부터였다. 먹이를 찾기 위해 강물 밖으로 나온 수달들은 쌩쌩 달리는 차도에서 로드킬을 당하기 일쑤였다.
어미를 잃은 새끼들은 다행히 사람들 손에 구조됐지만 원래 자신의 터전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답답한 보호소 안에서 길러질 뿐이다.
한때 낙동강을 유유히 휘저으며 생태계를 건강하게 지켜줬던 수달은 인간의 이기에 의해 모습을 꽁꽁 감춰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건 4대강 사업이 중단되고 보의 수문을 열자 사라졌던 수달이 돌아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환경전문가들은 4대강이 이명박 정권이 헤집어 놓기 전으로 돌아간다면 다시금 멸종 위기종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MB의 4대강 정책과 멸종 위기에 놓인 수달의 상관 관계는 유튜브 채널 '플레이크PLAYC'에서 재조명하며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