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김효준 BMW 코리아 회장이 여전히 비판받는 이유

인사이트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김효준 BMW 코리아 회장이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어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신은 계속되고 있다.


성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억지춘향식 사과'를 했다는 점과 '화재 원인이 불명확하다'는 점이 그 이유.


이런 상황에서 김효준 회장을 필두로 한 BMW 코리아가 향후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효준 BMW 코리아 회장은 지난 6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고객과 국민 여러분, 그리고 정부 당국에 부담과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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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 회장은 "BMW 본사도 이번 사안을 무겁게 다루고 있으며,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모든 경영진과 매일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며 "BMW 차량 전문가로 구성된 다국적 프로젝트 팀 7명이 이미 한국을 방문해서 BMW 코리아 및 관련 파트너사와 함께 조속한 문제 해결을 위해 24시간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BMW 그룹은 한국 고객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사전 안전 진단과 자발적 리콜이 원활하고 빠르게 진행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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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김 회장이 직접 나서서 대국민 사과와 조속한 사태 마무리를 약속했지만 BMW를 향한 성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화재 원인이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BMW 측은 독일 본사 임원들까지 나서서 차량 화재의 원인이 이미 밝힌 대로 'EGR(배기가스 재순환장치) 결함'이라고 강조했다.


EGR 쿨러에서 냉각수가 새어 나와 EGR 파이프와 흡기다기관 등에 침전물이 쌓였고, 바이패스 밸브가 열려 냉각되지 않은 고온의 배기가스가 빠져나가면서 침전물에 불이 붙는다는 것이다.


BMW 측은 그러면서 부품 자체가 아니라 EGR을 작동시키는 소프트웨어의 문제가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강력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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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에벤비클러 품질 관리부문 수석 부사장은 이날 "이 문제는 명백히 하드웨어의 문제이지, 소프트웨어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BMW 측은 한국에서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차량 화재가 난 데 대해선 "계속해서 분석 중"이라고 답할 뿐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해 오히려 논란을 증폭시켰다.


또한 2016년 유럽에서 EGR 부품에 구멍이 생기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밝힌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2년 동안 원인을 찾지 못하다가 한국에서 화재가 잇따른 최근에서야 원인을 규명했다는 건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게 그 이유.


두 번째로 이번 대국민 사과가 '진심 어린 사과였냐'는 점이다.


앞서 김 회장은 연이은 BMW 차량 화재 사고와 관련해 태도가 문제가 됐다. 큰 불편을 겪었을 소비자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가 없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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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지난달 26일 자발적 리콜 및 후속 조치 방안을 발표하면서 "BMW는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통해 자발적 리콜을 결정했다"며 "자발적 리콜의 신속한 시행과 고객 불편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후속 조치를 통해 고객이 진정으로 안심하고 차량을 운행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김 회장은 오로지 리콜에 대한 얘기만 했을 뿐 소비자들에게는 사과 한 마디 없었다.


이 때문에 '자발적 리콜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일었고, 기자회견이 끝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마지막 이유는 '안전 점검을 받은 차량에서도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지난 4일 오후 2시 15분께 목포시 옥암동 한 대형마트 인근 도로를 달리던 김모(54) 씨의 BMW 520d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올해 32번째 BMW 차량 화재 사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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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차량에서 또 화재가 발생했네"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었지만 이 사고가 문제가 된 이유는 김씨의 차량이 지난 1일 BMW 서비스 센터에서 긴급 안전 점검을 받았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센터에서 진행된 안전 점검에서 김씨의 차량은 특별한 결함이 나오지 않았다.


'이상 없음' 판정까지 받은 차였지만 점검을 받은 지 3일도 안 돼 화재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부실 점검 아니냐"는 불신을 보이고 있다.


실제 여러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몇몇 서비스 센터가 EGR 부품의 겉면만 보고 내부 상태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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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국민 사과에도 BMW를 향한 소비자들의 공동 소송은 줄을 잇고 있다.


7일 법무법인 '바른'에 따르면 BMW 차량 화재를 겪은 피해자 4명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BMW코리아와 딜러사 도이치 모터스를 상대로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화재를 겪지 않은 BMW 차주 30여명도 오는 9일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낼 예정이며, 다음주에는 350여명 규모의 추가 소송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