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쌀에 코코넛 기름을 조금 넣어 밥을 해서 냉장고에 두었다 먹으면 쌀밥의 칼로리를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리랑카 화학공학대학의 수드하이르 제임스 박사는 쌀에 코코넛 기름을 약간 섞은 후 끓여 밥을 만들고 이를 12시간 냉장하면 쌀밥에 함유된 칼로리를 최대 6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과 BBC뉴스 인터넷판이 24일 보도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탄수화물 과다섭취에 의한 비만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끓는 물에 코코넛 기름을 1티스푼 섞고 쌀을 반 컵(105g) 넣어 20~25분 끓여 만든 쌀밥을 12시간 냉장하면 쌀밥의 칼로리가 50-60%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제임스 박사는 밝혔다.
쌀 한 컵은 210g으로 약 240칼로리가 함유돼 있다.
그 이유는 코코넛 기름과 냉장 상태가 쌀에 들어있는 전분 중 소화가 잘 안 되는 저항전분(RS: resistant starch)의 양을 늘려주기 때문이라고 제임스 박사는 설명했다.
쌀에는 소화가 잘 되는 전분과 잘 안 되는 저항전분이 들어있다.
전분 즉 탄수화물은 소장에서 체내로 흡수돼 포도당과 다른 단순당으로 바뀌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데 저항전분은 소화가 잘 되는 전분과 달리 소장에서 분해-흡수되지 않아 칼로리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쌀 속의 저항전분을 늘리면 쌀의 칼로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스리랑카에서 생산되는 38종류의 쌀로 실험을 거듭한 끝에 이 같은 방법을 찾아내게 됐다고 제임스 박사는 밝혔다.
코코넛 기름을 섞어 밥을 하고 이를 냉장하는 두 가지 과정으로 쌀 속의 저항전분을 10배로 늘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코코넛 기름은 밥이 끓으면서 전분의 과립 속으로 들어가 소화효소에 저항할 수 있도록 그 구조를 바꾸어 결국 저항전분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든 쌀밥을 냉장하면 녹말의 물에 잘 녹는 부분인 아밀로오스 분자들 사이에 수소결합이 이루어지면서 저항전분으로 바뀐다고 제임스 박사는 밝혔다.
12시간 냉장한 쌀밥은 다시 데워 먹어도 저항전분의 양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덴버에서 열린 미국화학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