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벌써 2018년의 절반이 지나갔다. 올해도 이제 5개월 채 남지 않았다.
그 동안 정치는 물론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이들이 벌어졌다.
스포츠계에서는 '적자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전 세계의 극찬을 받으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정치계에서는 지난 4월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히는 역사적인 이벤트가 벌어졌다.
경제계에서는 'LG 의인상'을 만들어 한국사회에 희망을 준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향년 7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시중 은행들의 채용비리 사건은 수많은 취준생들에게 좌절감을 안겼고 서민들을 상대로 '이자 장사'한 4대 은행은 '보너스 파티'를 벌여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로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최저임금 불복종 운동이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절반 이상을 숨가쁘게 달려온 2018년 뜨거운 여름. 재벌 오너들도 화들짝 깜짝 놀라게 만든 경제계 핫한 이슈를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해봤다.
1.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광고대행사 직원 얼굴에 물 뿌리기 '갑질'
'땅콩 회항'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이어 이번엔 동생 조현민 대한항공 여객 마케팅 담당 전무의 갑질로 논란이 일었다.
조현민 전무는 당시 대한항공의 광고대행을 맡고 있는 업체와의 회의에서 직원에게 물을 뿌렸고 논란이 확산되자 뒤늦게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했다.
하지만 한진 일가를 향한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조현민 전무의 모친이자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에 대한 욕설 및 갑질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 집회에 대거 참석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2. SKY 출신 뽑으려고 타대학 합격자 '면접 점수' 깎아 탈락시킨 KEB하나은행
지난 2월 KEB하나은행이 'SKY(서울대 고대 연대)' 출신 지원자를 뽑기 위해 다른 대학 출신 지원자들의 점수를 의도적으로 낮췄다는 의혹을 뒷받침해주는 자료가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하나은행 '2016년 신입행원 채용 임원면접 점수 조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특혜채용을 통해 지원자 14명의 합격 당락을 뒤바꿨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위스콘신대 등 특정 대학 출신 지원자 7명의 임원 면접 점수를 올리는 대신 수도권의 다른 대학 출신 지원자 점수는 내렸다.
당시 KEB하나은행 측은 이와 관련해 "채용비리 사실이 없으며 특혜채용 청탁자도 없다"고 해명에 나섰다.
3. "월급 빼고 다 오른다"···줄줄이 가격 인상하는 식음료 업계
올해 상반기에는 외식업계는 물론 커피 프랜차이즈나 식품 제조업계들까지 가격 인상 대열에 하나둘씩 합류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됐다.
코카콜라음료는 전체 215개 제품 가운데 17개 제품에 대한 출고가를 평균 4.8% 인상했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원가부담이 더욱 커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와 토스트 전문 프랜차이즈 이삭토스트, 주먹밥 프랜차이즈 봉구스밥버거,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빈코리아 등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김밥 전문점 김가네 역시 메뉴 가격을 평균 10% 인상하는 등 프랜차이즈 김밥집에서 2,000원대 김밥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4. "주당들 뿔났다!"···'소주 가격' 그대로인데 도수만 낮춰 파는 소주업체
국내 주류업체가 잇따라 소주의 알코올 도수를 낮췄다. 저도 소주시장의 경쟁은 하이트진로가 먼저 불을 붙였다.
하이트진로는 기존 도수 17.8도인 '참이슬'에서 0.6도 낮춘 17.2도짜리 '더 깨끗한 참이슬 후레쉬' 판매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롯데주류 역시 저도주 트렌드에 맞춰 '부드러운 처음처럼' 알코올 도수를 17.5도에서 0.5도 더 낮춘 17도 제품을 출시하며 맞불 전략에 나섰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소주 업체들이 도수를 경쟁적으로 낮추면서도 정작 출고가는 내리지 않으며 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상 소주 가격 인상으로도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5. '의인상' 만들어 한국사회에 희망 준 LG 구본무 회장 별세
뇌 관련 질환으로 두 차례 수술을 받은 구본무 회장이 건강악화로 치료를 받아오다가 향년 73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LG그룹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본무 회장은 '럭키 금성'이었던 그룹명을 'LG'로 바꾸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며 오늘날 글로벌 기업 LG를 키웠다.
살아생전 구본무 회장은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해야 한다"며 2015년 9월 'LG 의인상'을 제정하는 등 사회적 책임에 앞장섰다.
평소 소탈한 성격 탓에 재벌들이 잘난 척하는 것을 제일 싫어했던 구본무 회장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6. 인도 삼성전자 준공식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이재용 부회장
지난 2월 뇌물공여 사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숨 죽인 듯 경영 현안에 전념해온 이재용 부회장이 인도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
당시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이던 문재인 대통령은 준공식에 참석해 이재용 부회장과 홍현칠 삼성전자 서남아 담당 부사장을 불러 일정에도 없던 면담을 가졌다.
5분가량 진행된 면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고 이재용 부회장은 "감사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삼성전자가 조만간 일자리 창출과 대규모 투자 계획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재계 복귀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7. 올해보다 10.9%나 인상된 2019년도 최저임금 8천350원 확정
논란이 일었던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8천350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이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의결한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인 결정이다.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위 의결에 대한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사용자단체의 이의 제기를 '이유 없다'로 결론 내리고, 재심의하지 않기로 했다.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게 된 소상공인들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당국의 최저임금 재심의 불가 결정을 규탄한다며 비판했다.
편의점과 소상공인들은 대규모 투쟁에 나설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최저임금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8. 기내식 안 실은 아시아나 비행기 탔다가 '쫄쫄 굶은' 승객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사태'가 직원들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갑질 및 비리 폭로로 확산되며 파문이 일었다.
하청업체에 대한 불공정 거래 의혹 뿐만 아니라 하청업체 대표의 죽음으로 사회적 공분이 일자 총수 일가 갑질과 비리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온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됐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딸 박세진 씨가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이며 비난 여론은 들끓었다.
대한항공의 잇단 오너 관련 악재로 반사이익을 기대했던 아시아나항공은 결국 연이은 악재로 휘청이고 말았다.
9. "달리는 시한폭탄"…도로 위 달리다 엔진에서 불나 홀라당 탄 BMW
연이은 화재로 자발적 리콜 조치에 들어간 BMW 520d 모델에서 또 불이 났다. 지난 8개월 사이 달리던 BMW 차량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한 건수만 무려 30여건에 달한다.
주행 중 차량 화재가 잇따르자 BMW코리아는 총 42개 차종 10만 6천317대를 대상으로 자발적 리콜 조치를 한다고 밝혔지만 안전불감증은 확산되고 있다.
BMW 판매 금지령을 내려달라는 등의 국민 청원까지 올라오는 상황에서 서울의 몇몇 주차장에는 'BMW 주차 금지' 안내문이 붙여지는 일도 벌어졌다.
BMW 차주 13명이 BMW코리아와 딜러사 5곳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당분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10. 이재용 삼성 부회장 '결단'에 10년 묵은 '반도체 백혈병' 논쟁 종지부
꼬박 11년이나 걸렸다. 삼성전자 공장의 '반도체 백혈병' 논란은 지난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근무하던 고(故) 황유미 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숨지면서 시작됐다.
故 황유미 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숨지자 삼성 반도체 백혈병 논쟁이 불거졌다.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가 희귀병을 얻은 노동자들을 돕는 시민단체 '반올림'이 만들어진 계기가 됐다.
10여년 동안 백혈병 등의 질환을 반도체 제조와 관련된 직업병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유족들과 시민단체 반올림은 천막 농성을 벌이면서 삼성전자에 압박을 가했다.
그리고 올해 양측이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황유미 씨의 백혈병 사망이 계기가 된 '반도체 백혈병 분쟁'은 무려 11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