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삼성전자가 2분기 반도체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갑게 돌아섰다.
반도체 사업부에서 무려 2분기에 11조 6천100억원을 벌어들이는 기염을 토했지만,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부분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올리며서 시장 전망을 어둡게 했다.
이렇듯 '실적 양극화'는 올해 하반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근심을 더욱 깊게 만들 것으로 우려된다.
◇ 스마트폰·디스플레이 부진···반도체 최대 실적에도 '먹구름'
31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사업부의 '양극화'는 이재용 부회장의 얼굴에 '웃음'을 잃게 만들었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7개 분기 만에 하락했고 반도체 수익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78%'에 달했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반도체 사업에서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려 축포를 떠뜨릴 것처럼 보이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정반대 상황이다.
반도체 사업에서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11조6천100억)을 기록했지만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이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갤럭시S9'이 기대치에 못 미쳐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했고 중국 기업의 맹추격을 받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우 가격이 폭락해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폭락했다.
실제로 지난해 분기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었던 디스플레이 사업은 올해 1분기 4천10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고 2분기에는 다시 1천400억원으로 급감했다.
스마트폰 '갤럭시S9'이 큰 인기를 끌지 못한 결과 2분기 IM사업부문 영업이익은 2조6천700억 원으로, 전년 동기(4조600억 원)와 전 분기(3조7천700억 원) 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다.
◇ 비중 높은 반도체 사업도 전망 불투명···"새로운 먹거리 찾아야"
DS(부품) 사업부문의 중심인 반도체 사업은 지난 2016년 2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치만 보면 정말로 놀라운 기록이다. 수익에서도 거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경영진은 이런 '편중 현상'의 심화에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추락할 경우 삼성전자에는 '결정타'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전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는 점.
실제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올 들어 크게 하락하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17~18%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막강한 자금 지원과 비호를 받고 있는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삼성전자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형국이다.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에서 중국이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을 빼앗은 것을 감안하면 반도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우려가 높다.
물론 삼성전자는 고용량, 고성능 제품으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방침을 여러차례 천명했지만 전문가들은 삼성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중심의 현재 사업 구조를 바이오, AI 등 4차산업 혁명에서 찾아야 한다"며 "빨리 기업 성장동력을 찾아 과감한 투자를 실시하지 못하면 더 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