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국내 시중 은행들이 서민들을 상대로 '이자 장사'를 하고 그 돈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빅4' 은행들은 상반기에만 10조원 이상의 이자수익을 올리면서 벌써부터 '샴페인'을 터트리고 있다.
올 들어서도 은행권은 높은 실적을 기록하면서 4대 시중은행 직원들의 올해 평균 연봉이 무려 '1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어 성과급을 주는 것은 문제가 없겠지만, 서민들을 상대로 '고금리'의 이자로 수익을 올리는 은행들이 '보너스 파티'를 벌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들 은행 중에는 국민의 세금인 '공적자금'이 대거 투입된 곳도 있다. 결국 서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은행들은 자기들의 이익만 챙긴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직원들은 올해 1분기(1∼3월) 1인당 평균 2천675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지난해 1분기(2천580만원)에 비해 약 4% 증가한 규모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증가세가 계속된다면 4대 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9천40만 원에서 올해 9천400만 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미 4대 은행들은 지난해에도 엄청난 실적을 낸 이후 성과급 잔치를 벌인 바 있다. 최근 분위기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면 작년보다 높은 이익을 올려 더 큰 폭의 보너스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기본급의 200%에 해당하는 연말 특별 보로금을 지급했고, 올해 1월에도 기본급의 100%를 추가로 지급했다.
이미 신한은행(3천300만원)과 우리은행(3천100만원)은 지난해 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올 초 지급받아 1분기에 평균 3천만원이 넘는 급여를 받아갔다.
지난해에 하나은행은 기본급의 200%, 우리은행은 연봉의 11.1%를 성과급으로 줬다.
직원이 억대 연봉을 받는다면 은행장들은 그야말로 '역대급' 연봉을 받아가고 있다. 은행장들은 평균 10억원대의 연봉자이기 때문이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지난해 신한카드 사장 시절 받은 14억4천600만원(장기성과금포함)에 은행장으로 받은 6억7천400만원을 더해 총 21억2천만원을 받았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주 회장과 KB국민은행장을 겸임해 양쪽에서 각 9억2천600만원, 7억7천600만원씩을 받아 총연봉이 17억200만원에 달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연봉은 9억3천900만원이었다. 지난해 채용비리 의혹으로 사퇴한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총 9억3천600만원을 챙겨갔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은행들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로 막대한 수익을 내는 '이자 장사'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아 사업다각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실적 호황을 이어가는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 확대,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