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목)

기아차와 달리 '위기' 공감하며 8년 만에 여름 휴가 전 임협 타결한 현대차 노조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간 올해 임금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


현대차 노사가 여름 휴가 전 임금 협상을 마무리한 것은 2010년 이후 8년 만이다.


27일 현대차는 지난 26일 오전 6시부터 전체 조합원(5만573명)을 대상으로 임금 협상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자 4만 2,046명(83.1%) 가운데 2만 6,651명(63.4%)이 찬성해 최종 가결됐다고 밝혔다. 반대는 1만 5,354표(36.52%), 무효는 53표(0.13%)로 각각 집계됐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일 열린 2018년도 임금협상 21차 교섭에서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현대차 노조


잠정 합의안은 기본급 4만 5천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및 격려금 250%+280만원,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 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을 담고 있다.


또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해 부품 협력사 500억원 규모 상생 협력 기금 지원, 품질·생산성 향상에 대출 펀드 1천억원 규모 투자금 지원, 도급·재도급 협력사 직원 임금 안정성 확보 등도 포함됐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현대차 노조


일각에선 현대차 노조가 잠정 합의안을 반대하고 파업을 실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노조는 투표를 통해 이를 가결, 올해 임금 협상을 최종적으로 타결했다.


현대차 노조가 잠정 합의안에 찬성한 것은 주요 시장인 G2(미국·중국)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와 대외 통상 이슈 지속, 미국 관세 폭탄, 잦은 파업에 대한 비판 여론 등 안팎으로 고조된 위기 분위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투표에선 잠정 합의안과 별도로 진행된 완전한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안도 가결됐다.


판매·정비·연구직 등을 제외한 생산직 조합원 3만 4,247명 중 2만 7,892명(81.4%)이 투표해 1만 7,830명(63.9%) 찬성으로 통과됐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현대차 노조


완전한 주간 연속 2교대제는 심야 근무 20분을 줄여 2조(오후 출근조)의 퇴근 시간을 현행 0시 30분에서 0시 10분으로 앞당기게 된다. 대신 임금을 보전하고, 라인별 시간당 생산량을 0.5대 늘리는 효과가 있다.


완전한 주간 연속 2교대제는 내년 1월 7일부터 시행된다.


현대차 노사는 오늘(27일) 오전 11시 울산 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2018년 단체 협상 조인식'을 갖고 올해 임금 협상을 마무리한 뒤 여름 휴가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 협상에 최종 합의한 것과 달리 '형제'라고 할 수 있는 기아자동차는 상황이 좋지 못하다. 노조가 파업을 결의했기 때문.


인사이트사진 제공 = 현대차 노조


지난 26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 지부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는 24일과 25일 이틀 동안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해 72.7%의 찬성률로 파업안을 가결했다. 이번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2만 8,812명 중 2만 5,562명이 참여해 88.7%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6월 21일 상견례 이후 4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16일 임시대의원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 신청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중노위 회의에서 조정 중지 결정이 날 경우 기아차 노조는 파업을 위한 법적 절차를 모두 마치게 된다.


다만 기아차 노조는 당장 파업에 들어가지는 않고, 일단 쟁의 대책위를 구성한 뒤 사측과 교섭을 계속하면서 파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기아자동차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이번 주말부터 최장 9일의 여름 휴가가 실시된다. 때문에 파업 실행 여부는 휴가 이후에 구체화 될 전망이며 사측과의 협상 여부와 현대차의 조합원 총회 결과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계자의 말처럼 기아차 노조가 실제로 파업을 진행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 그간 현대차에서 노사 교섭이 타결되면 기아차도 이에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 협상을 마무리했고, 이에 따라 기아차는 파업이 아닌 사측과 잡정 합의안을 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