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지난 23일 밤, SK건설이 시공 중이던 라오스 댐 건설 현장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쏟아져 다수가 죽고 수백명이 실종됐으며 약 6,600명의 이재민이 생겨났다.
이와 관련해 25일 SK건설은 "최근 라오스에서 수일 간의 기록적인 집중 호우가 발생해 세피안, 세남노이 등 본 댐 2개와 보조 댐 5개 중 보조댐 1개에서 일부 유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SK건설에 따르면 이들은 앞서 22일 보조댐 상부의 일부 유실을 확인하고 그날 즉시 당국에 신고하는 한편 댐 하부 마을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또한 장비와 인력을 긴급 투입해 보조 댐 유실 구간에 대한 긴급 복구 작업에 돌입했으나 지난 5월부터 이어진 집중 호우 탓에 댐 접근 도로가 대부분 끊겼고 폭우까지 이어져 복구 작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다.
SK건설 측은 댐 유실 확인 후 6시간이 지난 23일 새벽 3시경 세남노이 본 댐 비상 방류관을 통해 긴급 방류를 실시해 보조댐 수위를 낮추는 작업을 벌였다.
이어 23일 정오경 라오스 주정부에 추가 유실 가능성을 통보했고, 주 정부가 하류부 주민들에 대한 대피령을 내렸다.
그리고 대피령을 내린 지 6시간 후인 같은날 오후 6시경 보조 댐 상부 추가 유실 및 범람을 확인했다.
사고 발생 후 라오스 현지 매체는 현지 당국의 발표에 따라 보조댐이 '붕괴'했다고 보도했다. 다수의 외신 역시 이를 따라 붕괴라는 단어를 썼다.
그러나 SK건설은 "큰 댐이 무너진 것이 아니라 물을 가둘 목적으로 주변에 둑처럼 만든 보조댐이 범람한 것이다"라고 설명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SK건설 측은 "해당 지역에 하루 450mm가 넘는 폭우가 며칠간 이어지면서 댐 상단 일부가 유실된 것이지 절대 붕괴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집중 호우로 인한 자연 범람이라는 SK건설의 주장대로라면 이들에게 전적으로 사고 책임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만약 수문이 작동하지 않았거나 댐에 균열이 생기면서 붕괴가 발생했다면 SK건설의 부실 시공이 사고 원인을 제공한 셈이 된다.
붕괴인가 유실인가, 인재인가 천재인가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한편 라오스 정부는 이번 댐 붕괴 사고 피해 지역을 긴급 재난 구역으로 선포하고 SK건설과 함께 사고 현장에 인력과 헬기, 보트, 의료장비, 구호 물품 등을 투입했다.
SK건설 안재현 사장이 사고 즉시 현지로 이동해 직접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으며, 폭우가 멎는 즉시 현장의 전 인력을 투입해 유실된 댐 상부층 복구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