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한국이 너무 좁다고 느끼는 고등학생이라면 해외로 눈을 넓혀보는 건 어떨까.
대학을 한국에서 졸업하거나 회사에 취업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둘러보면 우리 삶에는 생각보다 선택지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자동차 강국으로 널리 알려진 독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기계, 철강, 자동차가 전통적으로 강세인 독일 하노버 지역에는 딱정벌레 자동차 '비틀'로 유명한 폭스바겐 본사와 산학연계로 이름 높은 부르크도르프 직업학교가 있다.
자동차 제조 기술을 배우는 학생들은 일반 승용차부터 시작해 트럭, 버스, 특수차량 심지어 오토바이까지 다양하게 익힐 수 있다.
제조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정비 분야, 초대형 특수 트럭 등의 전문 운전 기술 분야와 물류 기관사 교육과정 등 차에 관련된 전문적인 직업으로 연계 가능한 과정들이 다수 마련되어 있다.
학생들은 이론과 함께 자동차에 관해 적절한 현장 대처 방법과 기본적인 기술에 대한 이론을 중점적으로 배우며 실제적인 경험치를 쌓게 된다.
더불어 기술 활용과 새로운 방법 모색할 수 있는, 한발 더 나아간 창의적인 훈련도 받을 수 있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상공회의소 또는 길드가 주관하는 졸업시험을 보게 되고, 이를 통과하면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자격증 하나만 있으면 폭스바겐 외에도 아우디나 볼보 등과 도제 근로 계약을 맺을 수 있는데 근로 계약을 맺을 경우 주중 나흘은 회사에서 실무를 배우고 하루는 학교에서 이론을 배우게 된다.
입학 가능 연령은 중학교 과정을 마친 15~16세 이상부터이며 졸업 후에는 전공 관련 사업체나 창업 혹은 대학교로도 충분히 진학이 가능하다.
일·학습 병행 과정이 3~3.5년, 종일제 직업교육 과정 1.5년, 기술 관련 대학 김나지움 과정 3년으로 구성된다.
모든 수업이 독일어로 진행되고 단답형보다 구체적인 해결책을 서술해야 하기 때문에 독일어 중급 수준인 인증 B1 레벨을 취득해야 입학이 가능하다.
가장 핵심은 이 모든 교육비가 무료라는 점.
졸업 후 받을 수 있는 월급은 세금을 제외하고 1400유로(한화 약 185만원)로 높은 수준은 아니다.
다만 독일 물가가 우리나라와 비슷한 선이고 마이스터 과정을 이수할 경우 3500유로(세전 금액 약 464만원)으로 2배 이상 올라가는 이점이 있다.
위의 내용은 지난 5월 출간된 '나도 간다! 유럽 직업학교'에서 참고했음을 밝힌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독일의 직업학교와 비슷하게 유망 분야의 특화된 산업수요에 맞춰 젊은 기술자를 키워내는 마이스터고등학교 제도가 있다.
독일 직업학교를 제시하는 것은 미래의 선택지를 하나 더 늘리려는 시도로 볼 수 있겠다.
최근 독일은 저출산으로 생산인구가 감소해 이웃나라 일본처럼 외국인들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매년 바뀌는 입시 정책과 졸업해도 좁은 취업문으로 고민하는 학생 또는 더 빨리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독일 직업학교가 좋은 선택지가 되어주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