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과유불급(過猶不及). 뭐든 과하면 도리어 해가 되는 법이다.
요즘 TV를 틀면 PPL(간접광고·Product Placement)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춰 이 진리의 '네 글자'를 완전히 잊어버린 드라마를 쉽게 접하게 된다.
자연스러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어색하고 과한 PPL이 극의 흐름까지 깨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연기를 하고 있는 배우, 대본을 쓰는 작가가 안쓰러울 정도의 맥락 없는 간접 광고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한 번 살펴보자.
1. 미스터 션샤인 '파리바게트'
400억원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로 화제몰이를 하고 있는 김은숙 작가의 '미스터 션샤인'.
어마어마한 제작 비용을 회수하려면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을까?
'미스터 션샤인'에는 '블란셔 제빵소'가 나오는데, 이것이 파리파게트라는 반전이 밝혀져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참신한 PPL이라는 소수의 견해도 있지만 "사극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브랜드를 협찬받아 저렇게까지 했어야 했냐"는 비판이 거세다.
2.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정관장'
정해인을 비롯한 게임 회사 직원들이 시도 때도 없이 입에 물고 있던 정관장 홍삼스틱.
회의를 할 때도, 일을 할 때도 언제나 홍삼스틱과 함께였다.
지나치게 맥락 없이 홍삼을 물고 있는 정해인과 게임회사 직원들 모습에 시청자들은 "건강해지고 싶지만 저것만은 먹기 싫어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과도한 PPL 때문에 정관장 브랜드에 오히려 부정적인 피드백이 쌓인 것으로 풀이된다.
3. 용팔이 '직방'
SBS 드라마 '용팔이'에서 주원이 김태희에게 방을 구하라고 제안하며 실행한 부동산 앱 '직방'.
당시 주원이 직방의 메인 모델로 활동하던 때라서 PPL이 더욱 노골적으로 느껴졌다.
심지어 드라마가 용팔이가 아닌 '방팔이' 아니냐는 웃픈(?) 비난까지 받았다.
하지만 조롱섞인 놀림을 받았지만 '직방' 브랜드에 대한 노출은 극대화했다는 엇갈린 평가도 있었다.
4. 운명처럼 널 사랑해 '댕기머리'
드라마가 회를 거듭하며 시청자와 어느 정도 정을 쌓은 후에 PPL을 해야 '애교' 정도로 넘어가 주는 법이다.
그런데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는 1회부터 PPL이 나와 보는 이들을 당황케 했다.
극 중에서 아예 샴푸 광고 모델로 등장한 클라라는 갑자기 샴푸로 머리를 감기 시작했다.
장혁은 한 술 더 떠 샴푸를 손에 쥔 채 "3대째 내려오는 장인의 손길이다"라며 목놓아 홍보했다.
5. 태양의 후예 '현대자동차'
키스신은 어지간하면 로맨틱한데, 이 장면만큼은 예외였다.
진구와 김지원이 자동차 안에서 키스를 하는데 차가 자율주행모드로 달리고 있었던 것.
달리는 현대자동차 안에서 하는 키스는 로맨틱하다기보다는 뭔가 좀 인위적인 분위기에 가까웠다.
국내외 자동차 브랜드들이 앞다퉈 PPL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차량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