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국내 최초 웹 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온라인 커뮤니티 시대를 연 이재웅 '다음' 창업자가 11년만에 다시 CEO로 돌아왔다.
중앙일보는 지난 12일 국내 1위 카셰어링 벤처 '쏘카' 대표로 취임하게 된 이재웅 대표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지난 2007년 이후 약 10년간 스타트업에 키우기에 몰두하던 이 대표가 '쏘카'를 맡게 됐다는 소식은 큰 화제가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차례 경영에서 물러났던 이 대표가 다시 경영자로 발벗고 나선 이유를 궁금해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복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오죽하면 내가 뛰어들었을까"라고 답했다.
'오죽하면'이라는 단어에는 그의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이 대표는 기존 시스템을 파괴하고 혁신하는 '혁신기업가'들이 국내에 너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혁신 기업가들이 부족한 원인에 대해 이 대표는 '혁신 동력의 부재'를 꼽았다.
각종 규제의 영향으로 인재들은 새로 생겨나는 기회에 자신이 참여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공유경제나 미디어 산업에 필요한 자본이 국내에 충분하지 않다는 말이다.
더 늦기 전에 바닥난 혁신 동력을 만드는 일. 이를 위해 이 대표는 '절박함'을 안고 현장에 직접 뛰어들게 된 것이다.
사업 구상 때부터 참여했던 '쏘카'를 맡게 된 것도 혁신 동력을 키우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다.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쏘카'는 지금까지 고속 성장을 이룩했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이 대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중요하다"며 '쏘카'가 더 커지기 전에 '쏘카'의 지향점을 내부 구성원이 공유하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쏘카'가 지향하는 바는 사회에 필요한 새로운 습관과 규칙을 만드는 일이다. 단순히 사업을 이어가는 것이 아닌, 데이터와 기술을 이용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추는 것이다.
이 대표는 "물꼬를 트는 일이 벤처 1세대들 역할이다"며 "의미 있는 기업을 만들고, 만든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기업의 모델을 기존 대기업들과 다르게 갈 방법을 고민한다"고 강조했다.
성공 사례가 있어야 도전자가 나오듯, 현 벤처기업들이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야 그 위에서 경쟁하고 도전하는 후배들 더 많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사회의 규칙은 혼자 만드는 게 아니다"며 정부가 기업을 규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하며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만들어갈 '쏘카'는 기술에 아이디어를 더해 사람들의 이동을 최적화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준비를 하고 있다.
자동차 뿐 아니라 스쿠터나 자전거 등 다른 이동수단도 서비스에 포함할 계획이며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도 했다.
현재는 글로벌 시장에서 별다른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지만 다년간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축적해 세계적인 카셰어링 기업으로 거듭날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