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9일(목)

"단톡방 만들어 사기 피해자 도와주던 '천사' 경찰이 알고보니 '범인'이었습니다"

인사이트SBS '궁금한 이야기 Y'


[인사이트] 황비 기자 = 마냥 정의롭고 따사로운 줄로만 알았던 한 경찰의 '진짜 얼굴'을 알게 된 사람들은 허탈한 한숨만을 내쉬었다. 


지난 13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한 온라인 카페에서 공동구매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과 수수께끼의 인물 '박준범'에 대한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야기는 한 육아용품 카페에서 아이들 장난감을 '공동구매'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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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궁금한 이야기 Y'


최근 한 온라인 카페 회원들은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과 믿음직스러운 판매자를 보고 공동구매에 참여했다.


그러나 약속한 물건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결국 구매자들은 대책 마련을 위한 단체 채팅방을 개설했다.


당시 채팅을 주도하던 이는 자신을 '경찰'이라고 밝힌 박준범이었다.


자신 역시 피해자라고 밝힌 그는 자신은 이미 환불을 받았지만 경찰로서 다른 피해자를 외면할 수 없다며 채팅방의 분위기를 주도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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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궁금한 이야기 Y'


박준범의 40대같지 않은 어려 보이는 외모와 정의로운 모습은 카페 회원들의 호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내 회원 전체의 호감을 산 그는 판매자 유 씨를 향한 비난의 여론을 차츰 바꿔놓기 시작했다. 


박준범이 "판매자 유씨를 만나봤는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밤낮으로 감자탕 집에서 일하고 있다"며 동정 여론을 형성한 것이다.


'판매자 유씨가 아기를 안은 채 폭행까지 당했다'는 그 말에 숙연함까지 느낀 카페 회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유씨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기 시작했다.


박준범이 판매자 유씨가 갚아야 하는 환불금을 본인이 대신 갚겠다고 하자 동정 여론은 극에 달했다.


급기야 한 회원은 돈을 받는 대신 오히려 돈을 빌려주기까지 했다.


인사이트SBS '궁금한 이야기 Y'


상황이 이쯤 되자 회원들은 천사 같은 경찰 박준범의 정체를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그와 항상 메시지는 나눴지만, 직접 만나본 적도 목소리를 들어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호기심을 느낀 회원들이 박준범이 공개한 사진을 토대로 SNS 검색을 시작한 결과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 속 남성의 실제 이름이 박준범이 아니었던 것이다. 즉, 채팅방 속 박준범은 사진을 도용한 허상의 인물이었다.


반전은 또 있었다. 채팅방에서 나간 박준범의 아이디가 판매자 유씨의 아이디로 바뀐 것이다. 즉 판매자 유씨의 1인 2역이었던 것.


또 다른 피해자로 둔갑한 유씨가 교묘하게 여론을 조작해 이득을 취한 정황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피해를 입었는데도 인간적인 선의를 베풀었던 피해자들은 허탈함을 숨길 수 없었다.


현재 판매자 유씨는 160여 명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상태며 1인 2역설에 대해 극구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