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한국 완성차 업계의 위기가 확산되면서 협력 부품사들도 덩달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2일 자동차 업계와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현대차 1차 협력사인 리한이 지난 6월 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리한은 현대차에 공기흡입기인 에어인테이크 등을 납품하는 업체로 연간 1800억원대 매출을 올려 왔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주요 채권단은 실사 후 워크아웃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 자동차 부품사 관계자는 "리한이 미국에 수출한 일부 부품이 리콜 대상이 되면서 재무적 위기가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외환위기 이후로 현대차 1차 협력사가 워크아웃을 신청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2009년 쌍용자동차가 법정관리를 받을 때 협력사들이 도산한 적은 있었지만 현대차 1차 협력사가 워크아웃을 신청한 적은 거의 없었다.
일각에서는 리한의 워크아웃 신청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증권이 24개 상장 부품사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24개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6% 줄며 영업적자 상태를 보인다.
지난해 사드 여파로 현대와 기아차 중국 물량이 36.1% 급감했고 여기에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 악재가 겹치면서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동기보다 7.3% 감소한 200만 4,744대로 나타났다.
한편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 12일 1조 2시간, 2조 4시간 부분 파업에 들어갔고 13일에는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지침에 따라 6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재 사측과 현대차 노조는 임금협상 문제로 대치 중이다. 노조는 기본급 대비 5.3% 인상(11만 6,276원·호봉승급분 제외), 사측은 미국발 관세 부과 조짐 등을 이유로 기본급 3만 5천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으로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