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매년 여름마다 찾아와 우리를 간지럽히고 괴롭히는 모기.
여름철 '짜증 유발자'인 이 모기의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모기를 '화학적 거세'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지난 9일(현지 시간) 미국의 ABC에 따르면 호주 연방 과학원(CSIRO) 연구진과 제임스-쿡 대학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모기에게 '볼바키아 세균' 감염시켜 모기의 개체 수를 줄이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볼바키아'에 감염된 모기는 생식 기능이 교란되는데, 이를 통해 모기를 화학적으로 거세할 수 있는 것이다.
이후 볼바키아에 감염된 모기는 알을 낳아도 알이 모두 죽게 된다.
최초 연구진은 호주 퀸즐랜드주와 이니스페일주 야외 실험실에서 약 3개월간 실증실험을 진행하면서 볼바키아에 감염된 모기를 방생한 후 모기 개체 수가 80%까지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볼바키아 세균에 감염된 수컷 모기와 짝짓기한 암컷 모기는 알을 낳았지만, 이 알이 부화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지난 실험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이집트숲모기' 수백만 마리에 이 볼바키아 세균을 감염시켜 방생했다.
이집트숲모기는 지난 2015년 브라질을 지카 바이러스의 공포에 떨게 했던 모기다.
연구진은 "이번 방생을 통해 이집트숲모기의 개체 수가 실험과 같이 줄어들지 큰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한편, 볼바키아 세균은 모기의 생식을 방해할 뿐 아니라 뎅키 바이러스(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말리리아 원충같이 모기가 옮길 수 있는 병원체들도 억제한다.
또한 볼바키아 세균에 감염된 모기는 기존의 유전자 변형 모기와 달리 돌연변이가 발생할 위험성이 적어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