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춤과 노래를 좋아해 아이돌을 꿈꿨던 한 소년은 10여년 후 전남 해남에서 배추 사업으로 '초대박'을 냈다.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귀농귀촌 박람회'의 귀농 콘퍼런스에서는 '해남평화농수산물'의 장평화 대표(36)가 등장해 한 편의 드라마 같은 그의 성공 신화를 들려줬다.
연예인이 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연예 기획사 문을 두드렸을 당시 그의 나이는 꽃다운 19세였다.
우여곡절 끝에 기획사에 들어가게 됐으나 그것이 불행의 시초였다는 사실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믿었던 사장이 감옥에 갔다가 출소한 뒤 장 대표에게 책임을 떠넘겼고, 정신을 차려보니 그에게 남은 것은 4억원이라는 거대한 빚더미였다.
꿈도 돈도 모두 잃어버린 장 대표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할 정도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렇지만 그는 무너지지 않았다. 장 대표는 호주로 떠나 농업을 공부한 뒤 귀국해 해남으로 향했다.
그는 "처음에는 공기 좋은 곳에서 맛있는 것 먹으며 행복하게 살자는 마음이었다"며 "집 앞 바닷가에서 낚시하고 텃밭을 일구자는 소박한 생각이었는데 시작하고 나니 돈이 보이더라"고 배추 사업을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이후 장 대표는 절임 배추의 생산부터 가공, 유통까지 모두 책임지는 '해남평화농수산물'을 만들었다.
연고도, 지인도 없는 해남에서 투자비 300만원으로 시작한 사업은 올해 중국과 대만 수출 건까지 합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넘보는 대박 기업이 됐다.
물론 처음부터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그는 "몸으로 때워 배우자는 마음에서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배추밭과 마늘밭에 가서 일하고 전복 따는 배도 타봤다"고 회상한다.
또한 "손가락 6개에 류머티즘이 와서 구부러지지도 않고, 아침에 인대가 늘어나 앉은뱅이가 된 줄 알았던 적도 있다"고 말하며 고생스러웠던 과거를 돌이켰다.
어려웠던 사업 초기, 장 대표에게 힘이 되어준 건 다름 아닌 마을 어르신들이었다.
장 대표는 지난해 채널A '서민갑부'에 출연해 "마을 어르신들이 아들처럼 생각하고 도움을 주셔서 정말 큰 힘이 됐다"며 해남 마을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전한 바 있다.
절망의 시간을 딛고 절임배추 사업을 성공시켜 어엿한 서민갑부가 된 장평화 대표.
포기는 절임 베추 셀 때나 쓰던 그의 인생역전 스토리가 많은 청년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