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보통 가짜나 모조품을 가리켜 '짝퉁'이라고 말하지만 식음료 업계에서는 원조와 똑같이 따라한 제품을 가리켜 '카피' 혹은 '미투(Me Too) 제품'이라고 부른다.
이름만 다를 뿐 원조 제품과 크게 차이가 없어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어느 제품이 원조이고 카피 또는 미투 제품인지 분간하기 쉽지 않다.
음료 업계 선두업체인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한때 경쟁사 업체 제품들을 모방한 '미투 제품'을 남발해 업계가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경쟁사 업체 제품을 따라해 미투 제품을 출시했다가 대박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밀크 탄산음료인 '밀키스'다.
국내 밀크 탄산음료는 크게 롯데칠성음료의 '밀키스'와 코카콜라의 '암바사'로 나뉜다. 탄산 음료의 청량감과 우유의 부드러움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소비자들의 사랑받고 있는 제품이다.
그렇다면 이들 밀크 탄산음료 제품 중 가장 먼저 출시된 제품은 과연 무엇일까. 흔히 롯데칠성음료 '밀키스'가 원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은 코카콜라 '암바사'가 가장 먼저 출시됐다.
코카콜라 '암바사'는 1984년 출시한 밀키 탄산음료다. 안타깝게도 출시 당시 콜라나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에 밀려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러던 중 1989년 롯데칠성음료 '밀키스'가 등장했다. 원조 코카콜라 '암바사'처럼 탈지분유가 함유된 밀크 탄산음료였지만 '밀키스' 인기는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과거 홍콩 영화 '영웅본색'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배우 주윤발을 모델로 내세운 롯데칠성음료 '밀키스'는 '사랑해요, 밀키스'라는 광고 카피를 유행시키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덩달아 원조 제품인 '암바사'가 반사 이익을 봤을 정도다. 결국 롯데칠성음료 '밀키스'는 1994년 1위 자리를 지키던 코카콜라 '암바사'를 끌어 내리고 밀크 탄산음료 시장에서 지금까지 줄곧 1위를 지키고 있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밀크 탄산음료 시장은 약 600억원대 규모이며, 그중 롯데칠성음료 '밀키스'가 80%대 점유율로 1위다.
2016년 말을 기준으로 롯데칠성음료 '밀키스'는 국내 1조 137억원, 수출 1천 425억원 등 총 1조 1천 562억원의 누적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밀키스'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 홍콩 등에서는 사과와 복숭아, 포도 등 국내 선보이지 않은 다양한 맛을 출시하고 한류 마케팅을 펼쳐나가고 있다.
또 미국에서는 현지 대형 유통업체이자 중·대형 슈퍼마켓 체인 부문 1위 기업인 크로거에 '밀키스'를 입점시키는 등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코카콜라 '암바사'는 국내용으로 개발된 제품이라서 다른나라에 판매되지 않고 국내 시장에서 밀크 탄산음료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원조 '암바사'를 누르고 제대로 대박나 이제는 명실상부한 밀크 탄산음료의 대명사가 된 롯데칠성음료 '밀키스'가 앞으로 어떤 기록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