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변보경 기자 = 서울 서초구(구청장 조은희)는 지난 5월 서울시로부터 예술의전당 일대가 서초음악문화지구로 지정된 데 이어 지역 내 후미지고 으슥한 곳을 거대한 캔버스 삼아 갤러리로 꾸미는 등 도시에 문화 컨텐츠를 입히는 '서초 어번캔버스' 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구의 '어번캔버스'는 총 8억여원을 투입해 낡은 담장, 지하보도, 경부간선도로 하부 등 32개소에 대해 △스토리가 있는 아트벽화, △개성있는 입체조형물, △안전을 위한 아트조명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도시 곳곳 방치된 공간을 찾아 문화도시 서초의 품격에 걸맞게 문화예술의 옷을 입히는 작업이다.
구가 이번에 지역 내 삭막한 도시구조물을 예술공간으로 조성하게 된 데는 서초만의 디자인 정체성을 곳곳에 접목해 도시 경관을 살릴뿐 아니라 안전 사각지대를 없애 더욱 매력 있고 품격이 있는 문화예술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에 구는 지난 1월부터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 지역에 꼭 필요한 곳을 32개소 선정했으며, 이중 노후정도 및 시급성을 고려해 최근 서초동 신중초등학교 후문, 내곡동 탑성말길 입구 등 8개소를 완료했다.
우선 구는 낡고 더러워진 담장 등 6개소, 621.65m를 대규모 아트벽화 및 입체조형물로 조성했다. 각 대상지마다 지역 특성을 감안해 밋밋한 담벼락 대신 도심의 숲, 밤하늘 통통배, 숨은그림찾기 등 다양한 테마로 표현했다.
이와 함께 구는 아트조명도 활용해 외진 골목길을 안전하고 생동감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했다. 양재동 버들어린이공원 앞 골목길은 화사한 꽃을 바닥에 표현했고, 서초동 신중초등학교 후문 일대는 벽화와 입체조형물은 물론 아트조명도 혼합설치해 낮에는 달, 별 등 아기자기한 벽화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밤에는 벽화에 그려진 달의 표정변화를 나타나게 함으로써 지역 내 분위기를 한층 개선했다.
특히, 구는 지역 내 기업의 참여도 적극 유도했다. 방현초 옹벽, 경부간선도로 지하보도 등 3개소에 대해 오리콤, 두산중공업, 대한변호사협회 등에서 사회공헌활동 일환으로 벽화그리기에 참여했다.
골목 곳곳이 바뀌자 주민들도 반색했다.
김민희씨(36세, 서초동)는 "등하교 시 아이와 함께 자주 이 길을 지나다니는데 벽화 하나로 동네가 완전히 달라진 느낌이 든다. 밤에는 조명까지 더해져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구는 주민의견을 반영해 경부간선도로 하부, 노후된 골목길 등 남은 24개소를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조은희 구청장은 "문화예술도시답게 곳곳에 문화의 향기가 흐르는 품격있는 서초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