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사들이 수억원대의 이익금을 본국에 송금하면서도 국내 고용활동이나 사회공헌활동은 뒷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금융사들이 지난 2013년부터 2018년 1분기까지 5년여간 본국에 송금한 금액은 총 6조 7,805억원에 달한다.
집계 대상은 외국계 은행 40개, 증권사 11개, 보험사 28개, 자산운용사 23개 등 102개다.
이 중 본사 송금액이 가장 많은 업권은 은행권이었다. 특히 가장 많은 돈을 송금한 곳은 영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SC제일은행이 본사에 송금한 금액은 무려 8,788억원이었다.
이외에도 HSBC(홍콩)가 8,302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고, 한국씨티(미국)가 4,713억원으로 3위, JP모건(미국)이 1,628억원으로 4위에 올랐다.
보통 외국계 금융사가 본사에 보내는 금액에는 이익금과 전산 이용료 등 위탁수수료, 광고비 등 본점 경비, 상표 이용료, 자문 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외국계 은행의 배당 성향은 일반적인 국내 은행의 약 2배 수준으로, 배당금 전액에 가까운 돈을 송금하는 경우도 흔하다.
지난 5년여간 외국계 증권사들은 1조 7,358억원을 본사로 송금했고 보험사는 1조 1,945억원, 자산운용사는 3,915억원 가량을 송금했다.
하지만 이처럼 외국계 금융사가 한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임에도 한국 사회에 큰 기여를 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은행연합회가 발간한 은행사회공헌활동 보고서를 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과 은행연합회를 포함한 21개 금융기관의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활동비 지출 부문에서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국내에서는 외국계 금융사들이 이익만 거둬갈 뿐 고용 창출이나 재투자에 힘쓰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외국계 금융사의 약탈적 본사 송금이 끊이질 않고 있다"면서 관련 법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금융 당국은 외국계 금융사의 본국 송금을 제도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