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가끔 몸에 벌레가 스멀스멀 기어 다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특별히 아픈 증상은 없다. 그런데도 이 느낌은 매우 꺼림칙하다.
혹시 "몸 안에 진짜 벌레가 기어 다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정말 몸 안에 벌레나 기생충이 기어 다니는 것일까.
사실 이러한 증상은 많은 사람에게 나타나는 흔한 증상으로 몸에 어떠한 자극이 없는데도 느껴지는 느낌을 보통 '환촉(幻觸)'이라고 한다.
환촉은 벌레가 기어 다니는 듯한 느낌 말고도 몸의 특정 부위가 지나치게 시리다든지, 뜨겁다든지, 따갑다든지 하는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환촉에는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우선 스트레스나 긴장으로 인한 감각신경의 문제일 수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감각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에 이상이 생겨 여러 가지 느낌을 받게 된다.
또한 '하지불안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주로 밤에 발생하는 하지불안 증후군은 다리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느낌을 주며 수면을 방해해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의 확실한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이 또한 도파민의 불균형 때문으로 추측되고 있다.
중풍의 전조 증상일 수도 있다.
허준이 쓴 '동의보감'에 따르면 중풍은 발병 전에 반드시 예고 증상이 나타나는데, 몸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듯한 느낌은 그중 하나다.
다행히도 이러한 환촉은 간단한 생활습관 개선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목욕과 마사지, 온열팩 찜질 등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으며, 명상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계란 노른자, 깻잎, 브로콜리, 가지 등과 같이 철분 함유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 또한 도움이 된다.
철분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생성에 중요한 영양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지속한다면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