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직면한 문제 중 '기내식 대란'보다 더 심각한 사안은 항공기 안전 정비 문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3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한 아시아나항공 전 정비사 김영수 씨는 "이번 기내식 대란이 업체가 바뀌면서 나타난 순간적인 해프닝으로 볼 수 있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내부 사정에 대해 밝혔다.
김씨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기내식 사태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사업을 크게 벌이면서 빚어진 자금난에서 비롯됐다.
10년 전 박삼구 회장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무리하게 자금 차입을 했고 그 과정에서 회사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김씨는 '노 밀' 사태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식사보다 중요한 건 비행기의 안전, 정비 안전 부분인데 그 부분이 더 염려된다"고 전했다.
항공기는 수많은 승객을 태우고 이동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고장 여부와 관계 없이 정기 점검이 필수다.
하지만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비용 문제로 항공기 정비에 투자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증언이다.
뿐만 아니라 엔진 등 기타 주요 부품도 많이 부족해 '돌려막기식' 정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김씨는 "현재 운용되는 항공기에서 부품을 떼서 다시 이쪽 비행기에 장착해 그 비행기를 내보내고 또다른 비행기에서 부품을 떼서 이 비행기에 달아서 운용을 하는, 돌려막기식 정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문제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회사 측에 안전 문제에 투자하라고 제안했지만 번번이 가로막혔다.
실제로 지난 5일 미국 LA로 가려던 아시아나항공 OZ 202편이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다 다시 돌아오는 일이 발생했다.
이륙 직전 비행기 오른쪽 날개 공기압 계통에서 결함이 발견됐고 비행기를 동일 기종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이륙시간이 7시간이나 지연됐다.
잦은 부품 결함으로 논란을 빚었던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결함이 발견됐지만 아시아나 측은 "규정과 절차에 의한 정비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부품 수급 역시 사용량에 의거해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회사 측은 "항공기에서 부품을 장탈해 다른 비행기에 장착하는 정비방식은 항공안전법에 따라 법적으로 인가되고 전 세계 항공업계에서 운용되는 방식"이라며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