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임시 공급하던 '샤프도앤코'의 협력사 대표 윤모 씨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윤 대표의 아들이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입장을 전했다.
지난 3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는 윤 대표의 아들이 전화 연결을 통해 손석희 앵커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윤 대표의 아들 Y씨는 인터뷰 중간 중간 아버지의 죽음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아버지 회사 이름이 '사람끼리 화합하고 지내자'는 뜻의 화인CS"라고 밝힌 Y씨는 "아버지가 이번 사태(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에 대해서는 방법이 없다고 털어놓으면서 직원들을 걱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물량 공급을 준비하기엔 샤프도앤코의 장소가 너무 협소했고, 기물과 식품 원자재들도 부족했다"며 "직원들의 충분히 트레이닝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물량 공급을 준비하기에는 너무 열악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공급 업체 LSG 협력 업체로 있을 때는 일이 수월했다"고 말한 Y씨는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났는지 말을 잇지 못했다. Y씨는 앞선 대화에서도 중간 중간 한숨을 쉬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Y씨가 힘들어하고 또 전화 속 목소리로 슬픈 심경이 고스란히 전해지자 손석희 앵커는 "힘들면 인터뷰를 중단할 수 있다"며 그를 배려했다.
하지만 Y씨는 계속해서 인터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고, 이 과정에서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Y씨는 "아버지가 직원들하고 함께 밤을 새가면서 물량을 납품했는데, 물량을 동시다발적으로 준비하는 게 너무 버거웠던 것 같다. 항공사와 공급 업체가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쪽에서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고 말하겠지만 간접적인 영향은 분명히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아버지는 공급 업체가 LSG에서 GGK로 변경될 당시에 LSG와 GGK 사이에서 거취를 고민하셨다. LSG에 남을 경우 큰 문제없이 기내식을 납품할 수 있었고, 계약 조건도 GGK가 악조건이었다"면서 "LSG에 남을 경우 150명의 직원을 부득이하게 해고해야 한다고 하셨다. 직원들을 차마 버릴 수가 없어서 아버지는 스스로 모든 인원을 데리고 GGK로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윤 대표는 지난 2일 오전 9시 30분쯤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모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친동생이 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으며 별도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유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윤 대표가) 전날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납품 문제로 많이 힘들어 했고, 자신이 책임져야 할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유족들은 또 여러 문제들로 인해 기내식 공급 시간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아시아나항공 측이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회사 능력에 맞게 납품하겠다고 했지만 하루 3만명 분에 달하는 모든 노선의 기내식을 공급하라고 요구한 것.
특히 계약 조건에는 '기내식이 늦게 공급되면 지연된 시간에 따라 납품 금액을 깎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청 업체(샤프도앤코)가 압박을 받으면 재하청 업체인 화인CS도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것이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 항공 측은 불공정 계약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며, 또 윤 대표의 죽음과 자신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일반적으로 쓰이는 표준 계약일 뿐 이번 기내식 대란과 숨진 윤 대표의 사건은 무관하다"며 "협력 업체의 부담을 고려해 업계 표전에 비해 배상 부담을 낮췄고, 첫 8일간 15분 지연까지는 면책 조항을 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