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갑질'과 '조세 포탈' 등 연이은 논란으로 위기에 빠진 가운데 이들의 비리를 주도적으로 폭로한 대한항공 직원들이 '인사 보복'을 당했다는 논란이 뜨겁다.
지난 4일 'JTBC 뉴스룸'은 대한항공 '직원연대' 소속 직원들과 함께한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직원연대는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마스크 집회'와 '게릴라 시위' 등을 통해 총수 일가의 비리를 적극적으로 폭로하고 퇴진 운동을 주도해왔다.
이날 직원연대 A씨는 "자고 일어났더니 문자와 전화가 와 있었다. 회사 소식에 내 이름만 떠 있었다"라며 하루아침에 근무지가 변경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은 A씨만 겪은 것이 아니었다.
최근 2주간 직원연대 소속 수도권 운영위원 4명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제주도와 부산으로 발령받았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와이프 직장과 아이들 학교가 다 이쪽에 있다"며 연고도, 돌아올 기약도 없이 가족과 떨어지게 됐다고 털어놨다.
C씨 역시 "부산에는 가본 적도 없다. (근무 기한도) 기간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B씨는 또 "아무도 없는 곳으로 발령을 내리면 조직 구성을 못하게 되지 않냐"며 이번 인사 조치의 속뜻을 해석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측은 "원활한 현장 인력 수급을 위해 필요에 따라 인사를 했을 뿐이다"라고 해명했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보복성 인사'와 '조직 와해' 목적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횡령과 배임 혐의를 받는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영장 심사는 당초 예정보다 하루 미뤄져 5일(내일)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