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맛보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알려진 롯데주류 야심작 맥주 '피츠'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주류 맥주 '피츠' 판매량이 부진을 겪자 한국신용평가가 롯데칠성음료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이다.
참고로 롯데칠성음료는 크게 '효자 상품' 칠성사이다를 갖고 있는 음료사업부와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와 '피츠', 소주 '처음처럼' 등 주류사업부인 롯데주류로 나뉘어 있다.
깔끔한 맛을 승부로 내건 롯데주류 '피츠'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롯데칠성음료 발목을 붙잡고 있어 결국 애물단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3일 크레딧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7일 롯데칠성음료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롯데칠성음료 신용등급이 내려간 가장 큰 배경은 '맥주사업 부진'이다.
맥주사업의 실적 부진으로 이익 창출력이 약화됐고 경쟁 심화와 고정비 부담으로 당분간 수익성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앞서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을 맡고 있는 롯데주류는 맥주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해 5월 맥주 2공장을 가동하고 신제품 맥주 '피츠'를 출시, 대대적인 마케팅에 역량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맥주 '피츠'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을 겪으면서 판촉비 부담으로 적자규모가 확대됐고 이는 실제 적자로도 이어졌다.
2016년 롯데칠성음료의 주류부문 영업이익은 274억원이었으나 지난해 마이너스 394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한국신용평가는 중단기적으로 맥주 부문의 적자 기조가 이어져 롯데칠성음료 수익성을 제약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맥주산업은 수입맥주의 시장 잠식 등으로 경쟁강도가 심화하고 있다"며 "증설 이후 낮은 가동률로 고정비 부담이 지속하고 있어 점유율 제고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판매비 지출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반면 음료 부문의 우수한 시장 지위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맥주 부문의 저조한 실적을 음료 부문이 보완하고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음료와 주류 시장의 경쟁환경 변화와 맥주사업의 점유율 제고를 통한 수익성 회복 여부, 확대된 재무부담의 경감 수준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으로 맥주부문의 적자 기조가 지속될 경우 롯데칠성음료 전반의 수익성을 제약할 수 있어 롯데칠성 주류부문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시장내 경쟁 강도 증가로 적자규모가 확대되거나 음료 및 소주사업의 성장이 둔화할 경우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