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그룹 지주회사인 ㈜LG의 등기이사이자 대표이사로 오르면서 사실상 '총수'로 등극했다.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4세 총수'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40대 젊은 총수가 재계 서열 4위인 LG그룹을 이끌고 가게 됐다.
29일 ㈜LG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광모 상무를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구광모 상무는 LG 창업주인 故 구인회 전 회장과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에 이어 그룹 총수가 됐다.
하현회 LG 부회장은 주총에서 "기술 발전은 산업간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구광모 상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LG가 신사업 발굴 통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인 故 구본무 회장이 지난 5월 타계한지 한 달 여만에 본격적으로 그룹 경영에 참여하게 된 구광모 상무가 앞으로 그룹을 어떻게 이끌고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구광모 상무는 故 구본무 회장의 장남으로 LG그룹의 유일한 후계자다.
친부는 구본능 희성전자 회장이지만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범LG가(家)의 전통에 따라 2004년 故 구본무 회장의 양아들로 입적해 경영 승계 수업을 받아 왔다.
재계 일각에서는 구광모 상무가 지주회사 대표이사에 오르는 것을 시작으로 그룹 내 사업 재편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故 구본무 회장의 건강악화로 사실상 그룹 경영을 총괄했던 구본준 부회장이 '장자 승계' 전통에 따라 조카인 구광모 상무에게 길을 터주고 독립할 가능성이 높아 그룹 내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당분간 구광모 상무 체제 안정화를 위해 하현회 ㈜LG 부회장과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등 전문경영인 대표이사들이 보좌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윤대희 전 사외이사가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겨감에 따라 사외이사로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가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