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스포츠 경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데,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길지 내기하면서 보면 조금 더 큰 재미를 준다.
큰돈을 걸고 내기를 하면 사람이 피폐해지고, 정신적 충격에 사로잡혀 타인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지만 소액은 그렇지 않다.
'치킨값' 혹은 '맥줏값' 등 소액을 걸면 스포츠 경기를 즐기면서 볼 수 있기에 작은 즐거움을 더해주기도 한다.
이렇게 작은 즐거움을 느끼려 했던 축구팬 가운데, '도전 정신' 혹은 '애국심'(?)을 발휘한 사람들에게 누리꾼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7일(한국 시간) 밤 11시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는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국vs독일' 경기가 열렸다.
경기 당일인 27일 오후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스포츠토토사이트 베트맨 승무패 배당률은 한국 승 7.6배, 무승부 7.1배, 독일 승 1.14배였다.
독일 승리에 1만원을 걸면 1만1400원을, 한국 승리에 1만원을 걸면 7만6천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독일 승이 1.14배라는 의미를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독일이 무조건 이긴다"라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국의 2대0 승리 배당은 58.6배였다. 1만원이 58만6천원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대개 이런 정도의 배당이 현실화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람들은 "여기에 걸면 돈을 날린다"라고 생각하고 절대로 배팅하지 않는다.
하지만 '애국심'이 넘치고 한국 축구를 간절히 바라던 사람들 2,097명이 자신들 각자의 염원을 담아 '한국 2대0 승리'에 배팅했다.
이를 통해 그들은 자신이 건 돈의 58.6배의 금액을 환급받게 됐다. 돈을 벌기 위해 배팅한 게 아닌, 승리를 간절히 염원했던 이들에게 '선물'이 내려진 것이다.
한편 16강 진출이 결정되는 조별예선의 마지막 경기를 대상으로 한 이번 매치 5회차 게임은 9만 8,041명이 참가하는 등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이 경기에서 우리 축구 대표팀이 승리할 것이라고 배팅한 참가자는 전체 참가자의 73.91%였고, 패배 17.16%, 무승부 8.93%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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